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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미얀마 가스전 매각, 포스코 구조조정에 도움되나
포스코 그룹이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전병일 사장을 해임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룹차원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는 게 그 이유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쇄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권오준 회장의 리더십에 전 사장이 반기를 든 것으로 그냥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민간기업인 포스코의 인사는 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포스코의 구조조정 방향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는 차제에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포스코가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은 검찰 수사로 실추된 기업 신뢰와 철강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취임한 정준양 회장 재임기간 동안 무리한 인수합병과 해외투자로 포스코는 더 이상 ‘초우량기업’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 이른바 ‘잃어버린 5년’을 회복하기 위한 초고강도 경영쇄신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권 회장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해 철강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조조정 선언은 그 방향을 정확히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우인터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이 매물로 검토됐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미얀마 가스전은 ‘가장 성공한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가스 탐사권을 획득해 2013년 상업생산에 나섰으며 이제 막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사업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11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940억원(85%)이 여기서 나왔을 만큼 든든한 ‘효자’가 됐다. 더욱이 이 사업은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랐다.

잘 나가는 사업부터 정리하는 것도 구조조정의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모처럼 성과를 거두었고,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모범이 될만한 미얀마 가스전을 접는 게 포스코 정상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정 전 회장의 잘못된 흔적을 지우는 건 좋지만 객관성과 타당성은 분명하게 따져봐야 한다. 전 사장 해임은 전적으로 포스코 경영진이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전 사장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를 ‘항명’으로만 보지 말고 그 진정성은 경영에 반영할 만하다.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창업한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나 마찬가지다. 포스코의 경영혁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다. 구조조정의 명분 만큼이나 방향도 바른 길로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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