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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업 공인중개사 9만명 육박 ‘사상최대’
“부동산 활황 기대감”…개업 잇따라
4월말기준 전국 8만8198명 영업
세종·제주·대구 등 크게 늘어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가 9만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세종시와 대구에서 개업 공인중개사의 증가폭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9일 공인중개사협회가 매달 집계하는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중개사ㆍ중개인ㆍ법인 통합)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는 8만8198명으로, 6개월 전인 2014년 10월(8만5689명)과 비교해 2.93%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다.

개업 공인중개사수는 2013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1분기 4만4000여명에 머물렀던 개업 공인중개사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2010년 1분기 8만476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일면서 개업 공인중개사가 크게 늘었다. ‘장롱 자격증’을 밖으로 꺼내들고 부동산 호재 지역에서 개업한 이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2013년 3분기(8만2173명)으로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정부가 9ㆍ1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10월과 올해 4월 사이에만 2500여명이 새로 개업했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묵혀둔 이른바 ‘장롱 자격증’ 소지자들이 부동산시장이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개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ㆍ제주ㆍ대구 증가폭 단연 돋봬=지역별로 개업 공인중개사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세종시였다. 대구와 제주, 부산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세종시의 개업 공인중개사는 571명이었으나, 올 4월 665명으로 늘어났다. 증가율로 따지면 16.46% 늘어나 가장 높았다.

제주의 올해 4월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는 924명으로, 6개월 전에 비해 93명(11.19%) 늘어났다. 대구에서는 같은 기간 3641명에서 3915명으로 274명(7.53%) 증가했다.

이어 광역지자체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한 곳은 ▷경상북도(7.47%) ▷광주광역시(7.06%) ▷울산광역시(6.71%) ▷경상남도(6.22%) 등이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주택시장이 활기를 보이며 주택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위 중개업계의 ‘먹거리’가 많아진 것이 개업 중개사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세종시의 경우, 새 아파트 입주와 신규분양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LH가 2-3생활권에서 첫 공공분양을 시작한 2010년 이후 올해까지 분양이 끝났거나 앞둔 곳은 6만6738호(공동주택, 도시형주택)다.

주택 거래량(국토부 통계)은 2014년 5월 978건에서 올 4월 4024건으로 크게 늘었다.

대구에선 최근 2~3년 사이 분양물량이 크게 늘었고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은 2014년 5월 6789건에서 올 4월 9797건으로 뛰면서 새로 문을 여는 중개업소가 늘어났다.

지난해 대구 동구에 개업한 M공인 대표는 “대구는 신서혁신도시를 비롯해 검단산업단지 등 도시 외곽에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문을 여는 부동산이 부지기수”라며 “이미 자리를 잡은 아파트 단지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 오히려 감소…앞으로는?=서울의 개업 공인중개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 지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지난해 10월 2만1801명이었던 서울 시내 개업 중개사는 올 4월 2만2028명으로 1.04% 증가하는데 그쳤다. 강북에서 92명(0.92%), 강남에서 135명(1.15%) 증가했다.

일부 자치구에선 같은 기간 개업한 공인중개사가 줄어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동대문구(-1.69%) ▷중랑구(-1.56%) ▷강동구(-0.99%) ▷성북구(-0.75%) 등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거래량이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난다면 개업 중개사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겠으나, 마냥 늘어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서울처럼 부동산이 포화상태에 가까운 곳에서는 이미 아파트 단지마다 중개업소들이 가득차 있어서 새로 진입할 여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중개업소가 증감을 반복하는 상황 자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좋아 돈이 되면 중개업소가 확 늘어나고, 나빠지면 다시 줄어드는 현재의 상황은 전체적인 공인중개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며 “호재가 있는 곳에 잠깐 문을 열어서 단타로 수익을 거둔 뒤 빠지는 구조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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