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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황 총리후보자 청문회 자세 성실해 보이지 않는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너무 부실하다. 제출된 자료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모자라고, 본인 해명에는 알맹이가 없다. 그나마 일부 껄끄러운 자료는 아예 내놓지 않았다. 그러니 야당 청문위원들이 병역 면제와 ‘전관예우’, 변칙 전화 수임, 증여세 탈루 등을 따져도 의혹이 풀릴만한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여당 위원들은 후보자 감싸기와 정책질의를 명분으로 청문회 초점을 분산시키느라 애쓰는 모습이다. 이런 맥빠진 청문회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황 후보자가 더 성실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청문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최선을 다해 제출하는 건 후보자의 기본적 책무다. 물론 황 후보자 입장에선 야당이 무리하게 자료를 요구한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렇더라도 제출 가능한 건 모두 준비하는 게 맞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여야 합의로 내 달라고 한 자료조차 40건 가량 제출하지 않았다. 8일 첫날 청문회에서는 19건의 변호사 시절 수임 사건 내역이 사건명과 날짜 등이 지워진 빈껍데기 상태로 제출돼 야당이 열람을 거부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밝힐 가족간 금융거래 내역 등 최소한의 도덕성 검증에 필요한 자료도 없었다.

최대 현안인 병역 면제 의혹도 마찬가지다. 황 후보자는 담마진(두드러기)으로 입대 면제를 받았다. 그런데 그 질환이 군대를 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입증할 자료는 단 한 건도 내놓지 않았다. 물론 담마진도 상태가 위중하면 군복무가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 병으로 면제된 사람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극소수다. 황 후보자도 이런 범주에 들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최소한 병원 기록과 의사 소견이라도 내놓는 게 상식이다. 더욱이 담마진 확정판정이 나기도 전에 면제 처분을 먼저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가 아닌가. “집안배경이 없어 특혜는 없었다”거나, “가려움이 심하면 군 복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군의관 의견”이라는 정도의 해명으로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번 청문회가 유독 부실하게 흘러가고 있는 데는 당사자인 황 후보자 탓이 크다. 성실하게 답변할 자신이 없으면 애초 나서질 말아야했다. 지금이라도 각종 의혹이 확 풀리도록 명쾌하게 설명하고, 최선을 다해 청문회에 임하기 바란다. 적당히 버티다 인준만 되면 끝이라는 생각이라면 설령 총리에 취임해도 국민적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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