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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장 헐거워진 미국産 초경질유, 국내 도입 저조한 이유는
-SK이노베이션, 美 콘덴세이트 6~7월 두차례 걸쳐 각각 50만배럴씩 수입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미국의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출 빗장이 점차 헐거워지고 있지만, 국내 수입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콘덴세이트에 대해 국내 정제설비와의 낮은 궁합도, 높은 운송비 등을 들어 “중동산에 비해 아직 경쟁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6~7월 두차례에 걸쳐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각각 50만배럴씩 들여온다.지난해 40만배럴에 이어 두번째다.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의 하루 정제능력인 100만배럴의 절반에 그치는 소량이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제8부두.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도입했던 GS칼텍스는 추가수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

콘덴세이트는 고온ㆍ고압의 지하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다가 지상으로 끌어올리면 액체상태가 된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다가 지난해 7월부터 일부 처리과정을 거친 콘덴세이트를 ‘정제제품’으로 간주해 수출을 허용해왔다.

당시 미국산 콘덴세이트는 전 세계 정유사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의 실제 수입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원유 정제시설이 중동산 콘덴세이트를 정제하는데 최적화돼 있어 미국산 콘덴세이트 정제를 위해서는 설비 변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입해 온 소량의 미국산 콘덴세이트도 주로 중동산 중질원유와 혼합해 정제하고 있다.

높은 운송비도 관건이다. 미국산 콘덴세이트는 남미 대륙 최남단을 경유해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는데, 수송비용이 급증해 중동산 콘덴세이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콘덴세이트운송비는 중동산(카타르 기준)이 배럴당 1.5달러인데 비해, 미국산은 배럴당 5달러 수준으로 3배 이상 높다.

플래츠의 데이브 에른스버거 석유글로벌 편집이사도 “미국산 콘덴세이트가 중동산에 비해 가격과 품질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일본의 코스모사와 후지오일, JX니폰 등 아시아지역 정유사들이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에 관심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미국산 콘덴세이트가 유럽으로 수출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도입 다각화를 위해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저울질하면서도, 당분간은 시범 도입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이 가격이 더 낮은 비처리 콘덴세이트를 수출하는 등 시장환경이 변할 수 있다.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인한 운송비 인하도 또다른 관건”이라면서 “시장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및 콘덴세이트 도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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