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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손에 잡히는 동반성장이 뭔지 보여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임금 인상액의 일부를 협력사와 나누는 임금 공유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올해 인상된 임금(3.1%)의 10%를 자진해 내놓고, 회사가 그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보태어 협력사 임금 인상과 복지 후생에 쓴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하청업체인 중소기업과의 처우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가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중소ㆍ대기업 간 동반성장 방안이 많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번 SK하이닉스처럼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경우는 없었다.

주요 대기업들은 대부분 사내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중소기업 지원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의 지원이 해당 기업의 피부에 얼마나 와닿았는지는 좀처럼 가늠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사업 발굴을 도와주고, 강소(强小)기업으로 협력사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좋으나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동반성장과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에 마지 못해 따라가는 시늉만 내다 흐지부지되고 만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중소기업인 협력업체들은 거창한 구호보다 당장 손에 잡히는 지원이 더 절실하다. SK하이닉스 사례가 돋보이는 이유다.

무엇보다 반갑게 눈에 띄는 것은 노조가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철밥통’이니, ‘귀족노조’니 하는 비판을 들어온 여타 대기업 노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사실 SK하이닉스가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노조의 헌신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대해선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2001년 회사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때 임금을 줄이고, 복리후생제도를 스스로 폐지하며 어려움을 헤쳐나왔다. 이번에도 SK하이닉스 노조측은 “협력업체 직원과 모든 이해관계자까지 한 식구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조성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 임금 공유제는 갈수록 간격이 커지는 계층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노사 상생협력의 좋은 본보기로 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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