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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전염병(傳染病)
[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설마설마했는데 ‘판데믹(pandemic ; 전국적 전염병)’ 조짐이다. ‘메르스(MERS)’로 온 나라가 패닉 상태다. 말 많은 사람들은 인류의 명운까지 들먹인다. 인류와 전염병은 독하게 싸워왔다.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고, 인류가 대응하고, 다시 더 강력해진 전염병이 나타나는 식이다.

1340년경 그 유명한 페스트(흑사병)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7500만명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됐다.

1519년 에스파냐의 에르난 코르테스는 당시 발발했던 천연두를 이용해 아즈텍 문명을 정복했다. 


19세기 초 전염병은 인류를 압도했다. 1802년 아이티에 황열병이 돌았다. 식민지배를 하던 유럽인들이 희생양이 됐다. 아이티는 독립을 얻었다. 이어 결핵이 독일과 프랑스 등을 휩쓸었다. 역시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희생됐다. ‘흰 피부, 붉은 볼’로 상징되던 결핵은 당시 천재성과 동일시됐다. 낭만주의 영향 탓이다. 아이러니다. 콜레라는 1817년 발생해 20세기 초까지 인류를 괴롭혔다. 페스트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20세기 들어 스페인 독감이 기승을 부렸다. 1차 대전 희생자가 약 1500만명인데,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류의 응전이 이어졌다. 스페인 독감 후 페니실린과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해냈다. 아시아독감, 홍콩독감 등이 있었지만, 70~80년 가량 휴전(休戰) 분위기였다.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 플루, 그리고 지난해 에볼라가 평화를 깼다. 교통의 발달은 전염력을 급상승시켰다. 페스트가 마차라면, 사스는 비행기의 속도로 퍼졌다. 메르스도 퍼진다면, 후자 쪽이 아닐까. 메르스 백신 개발에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인류와 세균(전염병) 간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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