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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장용동]도시재생 붐, 차별화된 디테일이 문제다
지난 주말 찾은 순천(順天)시는 과거의 화려한 고도의 명성과 위치를 당장이라도 되찾을 기세였다. 순천만의 광활한 주차장은 알록달록 패션의 관광객으로 메워져 입장 대기자가 줄을 잇었다. 음식점 등 집객업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여수를 부속으로 두고 전주, 나주에 이어 호남의 3대 도시로 우뚝 선 조선 시대의 영광(?)이 다시 살아나는 듯 도시는 활기가 넘쳐 흘렀다. 구도(舊都) 순천이 화려하게 살아난 것은 바로 버려진 갯벌과 습지의 활용에 있다. 차별화된 도시 자산을 갈대 숲과 국제 정원이라는 생태 도시로 재생, 제 2의 부흥을 맞은 것이다. 특히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순천 갈대 습지 조성은 부흥의 시발이었다. 여기에 111만 2000㎡(33만평) 규모의 국제 정원을 조성, 지난 2013년 세계 정원 박람회 개최로 이목을 끈 것이 도시 활력을 더해 준 것이다. 유럽이 이미 150년 전부터 정원을 도시 재생과 환경 계획 수립에 큰 역할로 삼아온 것에 비하면 구차한 테마다. 하지만 이를 현재적 의미의 자연과 생태로 재해석, 실제 구현해 냄으로써 27만명에 불과한 지방 도시가 재도약을 맞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도시 재생이 최대의 화두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순천시의 화려한 컴백은 시사하는 바 크다. 정부가 수조원 대의 예산과 기금을 책정, 본격 도시재생지원에 나서고 각 지자체가 앞다퉈 인재와 기업 유치, 재생지원 기금 따내기에 급급한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우선 도시 재생은 활력을 불어 넣을 차별화된 디테일 요소를 찾아 내고 이를 중심으로 지속 발전시킬 동력을 찾는게 순서다. 순천시의 드넓은 습지와 활용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최근 도시재생의 선도적 핵심 모델로 영주시 역전(逆轉)사업이 급부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지방철도청이 입지할 정도로 영주는 최고의 교통 요지였다. 그러나 지방도시가 그렇듯이 고령화와 생산기반 붕괴, 노후도시시설 등으로 날로 쇠락하는 도시로 변해갔다. 여기에 재생의 틀을 짤 때만 해도 모두가 외면했다. 그러나 노인들을 재생사업에 동참시키고 현지 도토리를 원료로 묵을 만드는 공장을 만들면서 놀라운 동력이 확보됐다. 진부한 고령화 타령과 묵이라는 먹거리를 발상의 전환 요소로 삼은게 대전환을 가져온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 소통과 추진의 동력이 확보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 영주는 새로운 도시로 변해가는 중이다. 다른 도시 베끼기, 물리적 보여주기식 도시재생으로는 성공할수 없다. 더구나 도시 경쟁력은 이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도시 재생 전략은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 검토가 불가피하다. 순천만 국제 정원의 차별적 요소인 세계 정원과 나무, 꽃들의 명패가 풀섶에 빠지고 갈대 숲이 사람에 밀려 훼손된다면 순천시의 재생 동력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영주 역시 주민이 빠진다면 겉도는 재생 신세를 면키 어렵다. 정부는 경쟁적 예산지원에 앞서 우선 재생 가치와 방법을 전파할수 있는 공무원 및 전문가 교육 시스템부터 확보하는게 순서다. 지자체 역시 도시재생지원센타 설립에 급급하기보다 주민과 공생할수 있는 차별화된 디테일 요소를 발굴하는게 우선이다. 우리의 도시는 미래에 물려줄 영원한 국토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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