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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심리적 공포감과 사회혼란 키우는 ‘깜깜이’ 메르스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문닫은 학교ㆍ유치원이 전국에 걸쳐 540여 곳에 이르고 이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조짐이다. 삼성ㆍ현대차 그룹 신입사원 수련회 등 대기업 연수 행사는 물론 지역 축제, 각급학교 수학여행 및 체험학습 등 단체 활동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공연장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꺼리면서 유통ㆍ문화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병원마다 환자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중국 요커 특수로 주식시장을 이끌던 화장품ㆍ여행주는 폭락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연동된 음식, 숙박, 택배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내수 전반이 얼어붙는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료계나 방역 전문가에 따르면 메르스는 손씻기,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만 지켜도 감염률이 높지 않다. 발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높은 사망률(40%)을 보였지만 의료수준이 월등한 한국에선 현실화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한다. 실제 국내에서 사망한 환자 두 명도, 이미 호흡기 질환 등을 앓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에 전염된 케이스라 직접적 원인이라 할 수 없다. 메르스 확진자가 35명으로 늘어난 것도 초기 대응에 허점을 노출한 인재에 가깝다. 확진자 모두가 병원내 감염자 이고 지역사회 전파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국민이 ‘다중이 모이는 곳은 무조건 위험하다’며 과민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정보 부재 탓이다. 정부가 환자가 머문 병원과 감염자 발생 지역을 공개하지 않다 보니 병원 전체가 기피대상이고 전국 곳곳이 가지말아야 할 장소가 돼 버렸다. 그러는 사이에 SNS 공간에서는 유언비어와 괴담이 자가증식하고 무한복제되면서 메르스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 보건당국이 지난해 9월 첫 에볼라 환자가 발행했을 때 진료병원과 환자동선, 주거지 등을 알린 뒤 곧바로 주변인들을 격리시키며 막연한 불안감을 조기 차단한 것과 대비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설문에서 응답자의 82.6%가 정보공개에 찬성한 것이 잘 말해준다.

정보가 공개되면 당장 해당병원이 입을 손실을 우려하는 정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국민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해당 병원의 손실을 국비로 보상하는데 인색할 국민은 없다. 보건당국과 해당 병원의 헌신적노력으로 메르스가 퇴치되고 나면 오히려 국민적 신뢰가 높아지면서 병원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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