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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vs 한전…배전지능화 특허 침해 여부가 갈등 핵심
전봇대 안오르고 원격시스템 통한 조종기능
MS “타협안 제시불구 협상없으면 소송불사”
한전 “중대한 사안…고의로 할 수 있나”반문



세계 최대 SW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에 라이선스 침해 소송을 강행키로 한 것은 한전의 배전지능화 사업에 MS의 라이선스를 침해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배전지능화는 한전의 주업무인 배전 기능에 있어서 전봇대 등에 사람이 올라가 수동으로 개폐하지 않고, 이를 원격으로 시스템을 통해 조종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인자동화인 셈이다.

MS가 한전을 상대로 배전지능화 저작권 라이선스 침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협의 여지는 있지만, 소송으로 갈 경우 소송액은 최소 280억원, 최대 56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나주 한전 본사 건물과 서울 한국MS 전경.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지난 1998년 MS는 한전의 배전지능화 라이선스인 ‘MS SQL’과 관련해 서버당 5개 정도를 대당 34여만원에 팔았는데, 한전은 이후 추가로 8만여개를 부당하게 증설해 정품을 쓰지 않고 라이선스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MS가 소송을 강행키로 한 것은 SW 저작권 상 창작자 권리가 우선시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소송이 걸리면 한전이 무조건 불리하다는 의견과 MS의 SW복제와 관련한 국내업체에 대한 총공세 성격이 짙어 정서상 반드시 MS에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MS, 협상 없으면 소송 간다=한국MS 관계자는 “본사 법무팀의 자문을 통해 우리가 소송을 거는 것은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MS는 현재 8만여개의 라이선스 침해가 이뤄졌기에 금액상으론 280여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한전에서 부당하게 취할 이득 역시 280여억원이기에, 한전에서 긍정적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경우 최대 560억원대 규모의 소송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MS 관계자는 “우리는 타협 안도 제시했었고, 남은 것은 한전의 답변”이라고 했다. 실제 MS는 몇차례에 걸쳐 한전에 서버 용량에 맞는 라이선스 구매를 요청하고, 앞으로 도입하는 서버 용량에 맞는 라이선스를 산다면 타협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MS 측은 국방부와의 SW 갈등 때처럼 한전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면 과거 280여억원에 대한 라이선스 침해는 덮을 수 있고, 향후 라이선스 분에 대해서만 합당한 대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한전과 같은 큰 공기업이 고의로 라이선스를 침해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화로풀기 위해 한전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답이 없어 우리로선도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한전, MS 주장 맞는지부터 보겠다=한전 측은 MS 주장이 타당한지부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을 대비해서는 로펌 세종에 업무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관계자는 “배전지능화는 한전으로선 향후 미래비전과도 결부돼 있는 큰 사안”이라며 “이런 중대한 사안에 라이선스 침해를 고의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라이선스 침해 여부는 클라이언트 접속 라이선스(CAL) 구매방식이 유저 칼(User CAL)인지, 디바이스 칼(Device CAL)인지에 따라 다르며 내년 SQL 업그레이드도 예정돼 있어 MS와의 갈등은 우리로서도 반가운 일은 아니다”고 했다.

한전은 배전지능화와 관련해 2030년까지 지능화율을 90%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10개의 배전 기능 중 9개 이상자동화하겠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MS의 주장이 맞다면 한전은 라이선스 정품을 사용하지 않고,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입찰을 통해 비정품을 구매했다는 얘기가 된다는 것이다. 비용을 아꼈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의 이득을 누군가가 챙겼다는 뜻도 된다. 이같은 논리에 한전은 터무니 없는 시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 측은 MS와 의견이 다른 것이지, 배전지능화와 관련한 부당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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