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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 들썩이는 강남-썰렁한 非강남
“최근 2주 사이에 거래가 몰렸어요. 개포주공2단지가 이주에 들어갔고, 나머지 단지들도 관리처분이나 사업시행을 앞두면서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개포동 아파트 시장은 굉장히 민감해서 거의 주식과 같아요. 이렇게 분위기가 오르다가도 순간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개포1단지 키움공인 대표)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서 얘기해줄 것도 없네요. 지난해까지 워낙 거래가 막혀있었고, 전세난도 심하다보니 올초 매매거래가 많긴 했지만 재건축 때문에 찾는 손님은 거의 없어요. 집주인들만 팔아야할 시점을 관망하면서 따지고 있는 분위기예요.”(상계2단지 인근 S공인 대표)
재건축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표정은 엇갈린다. 강남은 활기가 돌지만, 비강남은 아직 잠잠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다시 재건축 아파트다. 기존에 머물러 있던 재건축 사업 단계에서 벗어나 속도를 내는 곳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부터는 재건축 가능 연한을 단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정법 시행령 개정안도 시행됐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그리고 단지에서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아니다.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엔 사람이 몰리는 반면,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곳은 조용하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

강남에 얼마남지 않은 대규모 저층단지인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모두 분주하다.

개포주공1단지는 최근(지난달 30일)

사업시행인가 조합 임시총회를 열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마무리 절차를 밟았다. 개포3단지는 지난달 중순 관리처분총회를 마쳤고 4단지는 역시 지난달 중순 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둔 상태다.

그러면서 지난달 일대에 매수세가 돌았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올초 8억2500만원 전후로 거래됐던 개포1단지 전용 49㎡은 지금 8억5000만원 선에서 팔린다.

80년을 전후로 입주한 송파구 신천동의 아파트들도 재건축을 위해 분주하다. 진주아파트 추진위는 지난달 30일 새 조합장 선출을 위한 조합창립총회를 열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9년만에 한 걸음 더 내딛은 것. 같은 필지를 나눠쓰는 미성과 크로바 아파트도 지난달 초 통합 재건축을 합의하고 주민들로부터 재동의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인근 학사공인 심용진 대표는 “보통 5월엔 매매 계약서를 아예 못쓰는 게 다반사인데 올해는 미성 59㎡을 한 건 중개했다”며 “미성, 진주, 장미 급매물은 소화가 잘 되고 있다. 예년같지 않은 5월”이라고 했다.

하지만 강남을 벗어나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재건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수혜지역으로 꼽혔던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단순히 “재건축 여건이 좋아졌다”고 해서 거래량이나 가격에 반영되진 않는 모양새다. 가시적인 사업의 움직임이 아직 없는 탓이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는 2018년 이후에나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아직 절차가 첩첩산중이다. 무엇보다 이 일대 용도계획, 높이계획 등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을 작성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양천구청은 하반기에나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목동신시가지5단지 인근 M21공인 대표는 “재건축 규제가 풀린다는 정보는 이미 익히 알려져 있던 정보여서 (도정법 개정안 시행이) 크게 새로울 건 없다”며 “최근에는 매도자들이 ‘지켜보자’면서 물건을 안놓고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가격만 벌어져서 거래가 뜸하다”고 했다.

80년대 후반 세워진 상계동 주공 단지들도 2017년부터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다. 아직은 집을 가진 사람들만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 상황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호가만 놓고보면, 매매가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4000만~5000만원 올랐으나 실질적인 거래가는 1000만~2000만원 오른 정도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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