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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닛산 SUV가 현대차 본사에 등장…무슨 일?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최근 일본 자동차 기업 닛산의 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서초구 헌릉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본사에 등장했다. 이 SUV는 현대차 본사 내 ‘특별한 공간’으로 보이는 곳에서 등장한 뒤 로비를 이리저리 돌더니 유유히 출입문 밖으로 빠져 나갔다.

본사 1층 뒷편에는 멀리서 보면 평범한 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문이 설치된 공간이 있다. 바로 정몽구 회장 이하 경영진들이 총출동해 주요하게 보고 있는 경쟁차들을 갖다 놓고 낱낱이 뜯어보는 일종의 ‘품평장’(品評場)이다.


닛산의 SUV도 여기서 나왔다. 현대차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해당 모델을 낱낱이 파헤친 것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이날 광경은 현대차가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차를 분석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번에 현대차 경영진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모델은 닛산의 준중형 SUV ‘뉴 엑스트레일’<사진>이었다. 특히 이 모델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닛산도 구체적으로 뉴 엑스트레일의 국내 출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미출시 모델을 공수해오면서까지 본사에서 뉴 엑스트레일을 품평하는 것은 SUV 경쟁력 강화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통상 경쟁차 품평을 할 때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에서 하는 것과 달리 본사에서 경영진들이 직접 비교ㆍ분석에나서 뉴 엑스트레일에 대한 현대차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도 있다.

뉴 엑스트레일은 지난해 3월 열린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모델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공용 플랫폼인 CMF(Common Module Family)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유럽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뉴 엑스트레일은 닛산의 주력 모델 중 하나다.

극장 좌석 느낌의 ‘씨어터-스타일’ 시트 레이아웃을 도입했고, 이동 물체 감지 시스템과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으로 지난해 10월 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의 신차 안전성 평가에서 별 다섯의 최고 등급을 받았다.

차체 크기로 보면 뉴 엑스트레일은 현대차의 싼타페나 기아차의 쏘렌토에 가깝다. 배기량(1598㏄) 기준으로는 쌍용차의 티볼리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준중형 및 소형 SUV 모델 출시를 앞두고 뉴 엑스트레일을 깊이 연구한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닛산의 또 다른 SUV ‘캐시카이’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남양연구소에서 품평회를 진행했다. 닛산 관계자는“현대차 연구소에서 품평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미출시 모델까지 들여와 본사에서 직접 품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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