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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樂]“다 잊어” 한국말로 부른 ‘렛잇고’ 원조 가수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 잇 고’를 부른 원조 가수 이디나 멘젤이 지난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다. 이디나 멘젤은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엘사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이디나 멘젤은 ‘렛 잇 고’ 이전에도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 등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로 유명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렛 잇 고’를 직접 듣기 위해 엘사 드레스를 입고 온 어린 아이들과 20~30대 뮤지컬 팬들이 섞여 있었다.


이디나 멘젤은 ‘위키드’의 대표곡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로 공연을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음이 많은 곡이었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이디나 멘젤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무대 위에서 사탕을 먹기도 하고,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발레리나처럼 점프를 하며 무대를 누볐다.

발랄했던 이디나 멘젤은 아들을 위한 곡을 부를 때 애틋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디나 멘젤은 이날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필리핀 등에서 열리는 투어 공연에 아들과 동행했다.

“‘렛 잇 고’와 ‘디파잉 그래비티’처럼 아름다운 곡들을 부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말하던 이디나 멘젤은 무릎을 꿇고 ‘크립(Creep)’을 불렀다.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히트곡으로 파워풀한 고음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디나 멘젤이 끝없는 고음을 내지르자 객석에서는 놀람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뮤지컬 ‘렌트’의 ‘테이크 미 오어 리브 미(Take Me or Leave Me)’를 부를 때 객석의 열기는 고조됐다. 맨발의 이디나 멘젤은 무대 위에서 객석으로 뛰어 내려 이 곡을 부를 관객을 찾았다. 깜짝 놀랄만한 노래실력을 가진 여성 관객 3명이 이디나 멘젤과 함께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이디나 멘젤은 1996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다. 이디나 멘젤은 자신을 데뷔시켜 준 ‘렌트’의 제작자 조나단 라슨이 일찍 세상을 떠난 이야기를 꺼내며, ‘렌트’의 또다른 삽입곡 ‘노 데이 벗 투데이(No day but today)’를 불렀다.

이디나 멘젤은 이처럼 자신의 데뷔작 ‘렌트’부터 최근 출연작 ‘이프/덴(If/Then)’까지 삽입곡을 부르며 100여분을 꽉 채웠다.

“이렇게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하게 될 줄 몰랐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영광(honor)”이라고 말하던 이디나 멘젤은 마지막곡으로 ‘렛 잇 고’를 불렀다.

원조 가수의 ‘렛 잇 고’를 라이브로 들으며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는 도중 이디나 멘젤은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이디나 멘젤은 후렴구에 와서 “다 잊어. 이젠 울지 않을꺼야”라며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록 어눌한 발음에 “폭풍 몰아쳐도 추위 따윈 두렵지 않다네”와 같은 어려운 가사는 더듬거렸지만 관객들은 열광했다. 이디나 멘젤은 결국 재도전에 나서 “추위 따윈 두렵지 않다네” 소절을 완벽하게 성공해냈다. 떼창을 해준 관객들의 도움 덕이다.

앵콜 요청으로 무대에 나온 이디나 멘젤에게 관객들도 깜짝 선물을 선사했다. 천여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한목소리로 “해피 버스 데이 투 유”라는 노래를 불러준 것이다. 이날은 이디나 멘젤이 44번째 맞는 생일이었다.

최선을 다해 한국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팬들로부터 감동적인 생일 선물을 받은 이디나 멘젤은 한국말로 “다시만나 서울”이라고 말하며 무대를 떠났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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