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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의 生각] 남녀케미보다 남남케미, 이제는 브로맨스!
[ 헤럴드 H스포츠=김주현기자 ]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강렬한 눈빛, 그리고 이어지는 피 튀기는 신경전'이 대박 콘텐츠의 보증수표였다면 이제는 '브로맨스'다. 주먹이 오가는 싸움은 진부하다.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로 남성 간의 애틋한 감정 또는 관계를 말하는 '브로맨스'는 이제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작품의 필수요소로 손꼽히게 되었다. 안방극장의 브로맨스를 먼저 살펴보자면,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프로듀사>에서 박혁권과 김사권이 '권브라더스'라는 애칭을 얻으며 뜨거운 브로맨스를 자랑하고 있고 <후아유-학교2015>의 육성재와 박두식이 훈훈한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제공 : 매니지먼트 숲

특히 그중에서도 <더러버>의 타쿠야와 이재준을 빼놓을 수 없다. 훈훈한 외모로 여심을 흔들어놓고 있는 두 배우는 미묘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끈끈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물 오른 '브로맨스'를 선보이며 '시크남과 애교남의 정석'으로 <더러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브로맨스'는 영화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내 심장을 쏴라>는 여진구와 이민기를 내세워 아예 두 남자의 진한 우정을 메인으로 잡은 '브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남자다움'의 대표주자인 김래원과 이민호를 투 톱으로 한 <강남1970> 역시 느와르에 브로맨스를 얹으면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 :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포스터

그렇다면 브로맨스는 왜 지금까지 흐름을 타고 있을까? 브로맨스의 시작이라고 알려진 <은밀하게 위대하게>나 <신세계>가 몇 년 전 영화임을 감안했을 때, 이제 스크린을 넘어서 안방극장과 예능 프로그램까지 접수한 '브로맨스' 코드는 어딜 가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약 2년 동안 브로맨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의 조합이 익숙해져 지루해질 무렵 등장한 남자와 남자의 조화는 끈끈한 형제애를 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묘한 분위기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우정이 될 지, 사랑이 될 지는 시청자의 상상력에 달려있으므로 제한이 없다. 예를 들어 <응답하라 1997>의 호야와 서인국의 관계가 그렇다. 서인국을 바라보는 호야와 호야를 바라보는 서인국의 시선에 시청자들은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었는지 궁금해했고 그것은 곧 '시청률'로 이어졌다. 브로맨스의 성공인 것이다.

사진 : MBC 무한도전 캡처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예능 프로그램까지 발을 넓힌 브로맨스의 대표적인 예로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호흡을 맞춘 지드래곤과 정형돈, 삼시세끼의 옥택연과 이서진이 있다. 마치 연애하듯이 정형돈을 대하는 지드래곤의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와 설렘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고, <삼시세끼>에서는 하루 종일 붙어있으며 함께 일을 하고 밥을 해먹는 이서진과 옥택연에게서 섬세함과 점차 발전하는 우정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을 사랑으로 보든 우정으로 보든 (물론 그 사랑과 우정의 정확하고 자세한 정의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청자인 우리의 몫이므로 브로맨스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뿌리를 내린 브로맨스에 이어서 다음엔 어떤 코드가 우리를 사로잡을지 예측해보는 것도 '브로맨스' 코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kjkj803@h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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