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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는 아버지교실’> 인기만점밥먹었니? 공부 잘하지?…자녀들과 어떤대화 하나요?
BR코리아 서울시에 자발적 신청…박원순 서울시장등 참석 성황
“질문이 자녀 인생을 바꾼다”강조


“질문이 인생을 바꿉니다. 질문이 아이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박력있는 강사의 목소리에 넥타이를 맨 청중들이 일제히 집중했다. 대세 자녀교육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코치형 아빠’가 되기 위해 점심시간도 반납했다. 40여분 짧은 강의에도 뭐 하나 놓칠세라 꼼꼼히 메모하는 아버지들도 눈에 띄였다.

지난 27일 낮 11시50분. 서울 양재동 BR코리아 2층 대회의실에는 어두운색 정장 차림의 남자 직원들로 북적였다. 갑갑한 사무실을 벗어나 바깥 바람을 쐴 수 있는 점심시간이지만 대회의실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찼다.

박원순 서울시장(둘째줄 오른쪽 첫번째)이 27일 서울 양재동 BR코리아 대회의실에서 열린 ‘찾아가는 아버지교실’에 참석해 강의를 듣는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내 ‘사장님’ 연배의 강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온양 아하코칭센터 대표. 실제로 그는 27년간 중소기업을 경영한 사업가였다.

‘돈을 많이 벌어주는 아빠가 만점 아빠’라고 생각했던 그는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는 ‘워크홀릭’이였다. 뒤늦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 하던 일을 접고 아내와 함께 부부, 자녀 등과 올바른 관계설정을 ‘코칭’해주는 아하코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BR코리아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아버지교실’은 김 대표의 자기반성으로 시작됐다.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으로 유명한 BR코리아는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가 인증한 ‘가족친화기업’이다.

‘찾아가는 아버지교실’도 BR코리아에서 서울시에 자발적으로 신청해 이뤄졌다. 이날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상호 BR코리아 대표도 참석했다.

웅성거리던 대회의실은 ‘아빠가 1주일 동안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30분 미만’이라는 통계에 숙연해졌다. 김 대표가 한 참석자에게 물었다. “집에서 아이를 보면 무슨 말을 하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단 두 마디였다. “밥 먹었니? 공부는 잘 하고 있니?” 이곳 저곳에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코치형 아빠는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리더십이다. ‘질문을 통해 자녀를 생각하게 만들라’는 게 강의 포인트다.

강의 자료로 틀어준 한국과 영국의 유소년 축구팀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영국 감독은 팀원 전체에 던지는 질문으로 잘하는 점을 부각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유도한 반면 한국 감독은 기량이 떨어지는 아이 1명만 붙잡고 일방적으로 작전지시를 내렸다.

김 대표는 “질문은 행동의 포커스를 바꾼다”면서 “자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내가 얼마나 부족한 아빠였는지를 생각했다”면서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깨달음, 실천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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