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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원짜리 국밥의 비밀] ‘파라다이스’ 꿈꿨던 낙원동…그곳의 영광과 좌절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낙원동이란 이름은 1914년 쪼개져 있던 6개 동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서울의 중심에 ‘낙원’이라고 부를만한 탑골공원이 있어서 ‘락(樂)’자를 쓰고 본래 이 지역을 일컫던 원동(園洞)에서 ‘원(園)’자를 따와서 만들었다. 글자 그대로 ‘파라다이스’를 의미했던 것이다.


낙원동은 한동안 호시절을 누렸다. 정치인들이 즐겨찾던 음식점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떡집들도 많았다. 60~70년대 가수들과 작곡가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70년대 초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주상복합 형태의 ‘낙원상가·낙원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80년대까지 서울의 파라다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점차 사대문 바깥에 새로운 도심이 생겨나면서, 낙원동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낙원동 현대부동산 구본고(80) 사장. 낙원동에서 수십년을 머무르면서 흥망성쇠를 목격했다는 그는 “명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면서 돈 꽤나 만져본 사람들이 낙원동에서 큰 돈 들여서 40~50평짜리 대형 음식점을 앞 다퉈 냈지만 지금은 5000~6000원짜리 음식 파는 식당이 돼버렸다”고 했다.

여전히 낙원동은 사람들도 북적댄다. 하지만 유동인구 대부분은 노인들이 차지한다. 불과 200~300m 떨어진 인사동엔 외국인들과 젊은 학생들이 가득한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 2008년 서울시와 종로구는 낙원동에 ‘다문화거리’란 이름으로 특화 거리를 조성하면서 상권 활성화를 꽤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는 평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낙원동은 슬럼화가 진행 중인 전형적인 구도심”이라며 “그곳을 찾는 노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저렴한 상권이 형성됐지만 앞으로 재활력을 불어줄만한 요소가 나오지 않으면 보다 쇠락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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