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김송희기자 ]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대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원이 볼카운트 1B2S에서 타임을 요청했고, 심판이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해커가 와인드업을 취한 상황. 예민해진 해커가 아웃된 오재원을 향해 자극적인 말을 던졌다. 이에 오재원이 반응했고,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야구에서 벤치클리어링은 해프닝 중 하나로 여겨진다. 흔한 벤치클리어링 중 하나로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이 두산 덕아웃에서 공을 던지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시비를 가리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누구도 완전한 가해자, 완전한 피해자가 아니다. 서로 배려가 부족했을 뿐이다. 물론,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진 행위는 명백히 잘못됐다.

27일 NC-두산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NC다이노스

▲ 해커, 벤치클리어링의 도화선은 맞다.

이후의 상황이 어땠든, 해커가 벤치클리어링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해커는 오재원이 루틴을 하는 도중 두 번이나 와인드업을 시도했다. 타자에 대한 배려가 살짝 아쉬운 부분. 자신의 투구 흐름이 끊긴 것이 기분 나쁠 수는 있지만,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타자를 자극할 필요는 없었다. 타임 이후 몇 개의 투구가 이뤄지고 시간이 조금 흐른 상태에서 굳이 오재원을 향해 자극적인 멘트를 던져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아쉬웠던 오재원의 대처

오재원의 타임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심판의 몫이다. 하지만 오재원의 대처가 아쉬운 것 또한 사실. 투수를 향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면 상황이 이렇게 커졌을까. 12일 한화와 삼성의 경기에서도 같은 장면이 있었다. 구자욱이 권혁의 와인드업 이후 뒤늦게 타임을 요청했고, 받아들여졌다. 구자욱은 권혁을 향해 모자를 벗어 사과했고, 별 다른 일 없이 경기가 이어졌다. 오재원이 해커를 향해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해커와 오재원 사이의 문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벤치클리어링 역사에 이런 상황은 수없이 많다. 두 선수가 다음날 서로 사과를 건네고 마무리 될 수 있는 일. 하지만 두산 덕아웃 쪽에서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지며 사건이 커졌다.

▲ 누가 해커를 향해 공을 던졌나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낫을 때 자팀 선수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야구공을 던진 것은 명백히 비신사적이고 잘못된 일이다. 그에 대한 책임으로 장민석이 퇴장을 당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공의 방향과 장민석이 달려온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장민석이 던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이 부분은 확실한 규명이 필요하다. 선수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서도, 마녀사냥을 위해서도 아니다. 자칫하면 선수생활에 평생 꼬리표가 될 수도 있는 문제다. 이대로 사건이 마무리된다면 공을 던지지 않은 선수마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공을 던진 선수에 대한 정당한 징계가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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