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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나는 주택시장…거꾸로 보는 부동산 투자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봄이사철이 끝나가지만 주택시장 활기는 지속될 조짐이다. 전세난을 피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5월에도 주택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시장에서는 6월에도 5만6000여가구가 쏟아져 청약 열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런 때 일수록 주택 매수를 위한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택 매수는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고려해 최소 3년 이상 보유한 후 처분해야하므로 당장 들뜬 분위기만 고려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주의해야할 점을 ‘역발상’으로 정리했다.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주의해야할 점도 많다. 한 행인이 중개업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견본주택 방문객수 믿지마라= ‘2만5000명’, 3만5000명‘, ’4만5000명‘…. 최근 아파트 분양을 위해 견본주택을 연 건설사들이 주말 방문객 수라고 발표한 것들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단지는 인기단지로 여겨지고 청약 성적도 좋은 경우가 많다. 이런 점 때문에 견본주택을 열면 건설사들은 어김없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발표한다. 견본주택 방문객수를 접할 때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우선 방문객 집계에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건설사측에서 들어오는 사람 수를 면밀히 세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몇시부터 몇시까지 줄을 서서 들어올 정도로 많았으니 오늘은 대략 몇 명 정도 왔을 것”이라는 식으로 따진다. 같은 시기 견본주택을 연 경쟁사가 있다면 그쪽보다는 방문객 수가 많아 보이도록 적당히 부풀리기도 한다. 견본주택에 사람이 몰린다고 반드시 청약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최근 분양한 단지 중 주말에만 2만여명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진 수원 A아파트, 1만5000명이 다녀갔다는 김포 B아파트 등은 모두 미달됐다.

▶요즘 뜨는 ‘테라스하우스’ 단점도 많다= 청약단지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분양권마다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웃돈)이 붙어있는 ‘테라스하우스’는 무작정 덤빌 대상은 아닌 것같다.

테라스하우스는 경사도가 많은 지형을 활용해 주택을 계단모양으로 후퇴하면서 상하로 짓고 생기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넓은 테라스가 확보되기 때문에 일조권이 뛰어나고, 개인정원 등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다고 해 분양가가 조금 비싸고 인기도 높다. 하지만 대부분 경사지형을 활용하다 보니 뒷부분이 막혀 앞뒤 개방성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환기가 잘 안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테라스 공간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청소 등 관리를 꾸준히 하지 않아 버려진 공간처럼 방치된 테라스도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신혼부부 등 일상이 바쁜 사람들에게 꾸준히 관리해야할 큰 공간은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높다고 시세 뜨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지난 4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9.8%로 7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원, 성남, 용인, 고양 등 이미 지역별로 70%를 넘은 곳이 많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돈을 조금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으니 매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시세가 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그런데 꼭 그런 것은 아니란 점이 중요하다.

전세가율이 오래전부터 70%이상인 광주,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 대부분 광역시는 그렇다고 같은 기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더 높지 않았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약하기 때문에 굳이 집을 사려 하지 않는 것이다. 굳이 대출을 더 받아 취득세,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을 내면서까지 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해당지역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전세가율이 70%를 돌파했다고 무작정 집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은 틀렸다는 이야기다.

▶뜨거운 경매, 지금은 관심 꺼라= 수도권 경매시장이 뜨겁다. 지난 4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91.7%를 기록하면서 2007년6월(92.7%) 이후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80% 이상이면 활기를 띤다고 본다. 지금은 활기를 넘은 ‘과열’ 수준인 셈이다. 물건별로는 감정가보다 더 비싸게 낙찰되는 ‘고가낙찰’ 건수도 속출한다. 지난달 전체 낙찰된 아파트(699건)의 30.2%(211건)가 낙찰가율 10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럴때일수록 아예 경매시장은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매매시장보다 싸게 사기 위한 수단이 경매인데 자칫 매매보다 비싸게 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주택시장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너무 뜨거우면 좀 식을 때까지 조금 기다리는 게 선택을 폭을 넓힐 수 있고 고가 낙찰 위험도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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