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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델하우스 구름인파…일손부족에 점심 교대로”
달아오르는 분양시장…본지 박준규 기자, 일일 아르바이트 체험해보니
입장1시간 전부터 상담사등 오픈준비
주차요원 땡볕에서 주차안내 구슬땀
견본주택밖에선 떳다방 고객잡기 후끈


경기도 광주시 역동에 들어선 현대산업개발의 ‘태전 아이파크’ 견본주택. 지난 16일 기자는 오픈 이틀째를 맞이한 이곳 견본주택에서 1일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견본주택 안과 바깥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태전 아이파크는 총 640가구(전용면적 59~84㎡) 규모로 광주시 태전4지구에 들어서는 단지다.

입장 1시간을 앞둔 오전 9시. 견본주택 직원들은 오픈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앳된 얼굴의 남자 ‘알바생’ 네댓명이 창고에서 방문객들에게 나눠줄 안내 책자와 선물을 옮겨왔다. 상담 데스크에 앉은 여성 상담사들은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얼굴과 옷매무새를 점검했다. 이동식 중개업소, 이른바 ‘떴다방’ 업자들도 간이 천막 4동을 차려놓고 하루를 준비했다.

오픈 30분 전. 직원들이 저마다 파트별로 최종 점검을 시작했다. 짙은 녹색의 유니폼을 맞춰 입은 도우미 13명이 입구에 한줄로 서서 웃는 연습을 시작했다. 관리자는 “손님 없다고 빈둥빈둥 서 있지 말아요. 고객들에게 설명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세요”라고 주문했다. 상담사들과 분양 대행사 직원들도 빙 둘러서서 회의를 했다. 견본주택 바깥에는 손님 30여명이 일찌감치 도착해 10시를 기다렸다.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십시오.”

10시가 되자, 도우미들의 깍듯한 인사를 받으며 방문객들이 입장했다. 기자는 구석에 마련된 음료 코너에서 알바생 2명과 손을 맞췄다. 홍지혜(21ㆍ여) 씨는 “다른 모델하우스보다 여기가 일급을 더 많이 쳐줘서 지원했다”며 웃었다. 냉장고에는 내방객들을 대접할 오렌지주스와 아이스크림, 생수가 가득했다. 에스프레소 샷도 미리 뽑아서 종이컵에 나눠 담아 놨다.

입장한 손님들은 일단 커피나, 주스를 받아들고 모델하우스 ‘탐색’을 시작했다. 기자는 쉴새 없이 커피 원액이 담긴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손님에게 건넸다. 원두를 가루로 만드는 그라인더의 ‘윙~’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단지 모형도 주변에 배치된 도우미들도 쏟아지는 고객들의 질문공세에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응답하는 모습이었다.정오쯤 되자, 방문객들 입장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59㎡ 주택형 유닛 앞에도 50~60명의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현장 관계자 문필성(21) 씨는 “아침에 미리 만들어둔 200개 정도의 기념품 종이백이 거의 동났다”며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얼음을 담아둔 12리터짜리 아이스박스도 벌써 바닥을 보였다.

직원들은 틈을 내 교대로 점심을 먹었다. 견본주택 뒤에 6.6㎡(2평) 남짓한 컨테이너에 간이식당이 마련됐다. 기자도 1시를 조금 넘어 밥을 먹었다. 메뉴는 쌀밥에 낚지젓갈, 알타리무, 토마토샐러드 등이었다. 알바생, 안전요원, 도우미, 상담사들이 뒤섞여 숟가락을 들었다.

현장 직원에 따르면 이날 당초 아르바이트생 10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견본주택은 개관일 이후 3일과 청약일, 계약일에 손님이 몰리는데 결근자가 생기면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보통 1시간 정도 일하면 30분씩 쉬는 체계도 일손이 달리는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듯했다. 주차관리를 했다는 한 알바생은 “3시간 넘게 땡볕에 서 있었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점심 이후 기자에겐 차량 안내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주차공간이 협소한 까닭에, 인근에 따로 마련한 곳으로 방문차량을 안내하는 일이다. 등에 ‘STAFF’라고 적힌 형광색 점퍼를 받아 입었다. 통풍이 전혀 안되는 소재였다. 덕분에 5분도 안돼 온몸에 땀이 차올랐다.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해서 차량 흐름을 막지 않는 게 중요했다. A4용지 반장 크기의 약도를 나눠주는데 “너무 먼 것 아니냐”, “못찾겠다. 그냥 갓길에 세우면 안 되냐”는 푸념이 쏟아졌다.

견본주택 바깥에선 또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이른바 ‘링 바깥의 전쟁’이다. 떴다방 업자들은 한명이라도 더 접촉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업자 20명은 순서를 정해 차례대로 방문객을 잡기로 했지만, 이내 무질서해졌다. 이들은 ‘눈여겨본 평형과 타입’, ‘1순위 통장 여부’ 등을 캐물었다.

폐관 시간(오후 6시)이 가까워졌지만 방문객들은 끊임없이 찾아왔다. 이날 견본주택엔 7000여명 가량이 입장했다고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야기했다. 이 단지는 오는 19일 특별공급, 20~21일 1ㆍ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온종일 상담을 한 박종석 상담사는 “광주 분들이 20~30% 정도 오셨고 나머지는 서울과 분당, 용인에서 왔다”며 “인기가 좋아 당해지역 아니면 당첨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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