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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아미의 아!美] 제가 한번 뛰어봤습니다, 그 유명한 달리기 대회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질주하거나 길들여지거나’.

질주하지 않으면 길들여지게 된다는 이 도발적인 문구는 지난 17일 개최됐던 ‘푸마이그나이트서울’ 대회의 슬로건입니다.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푸마가 개최한 대규모 러닝대회인데요. 도쿄를 시작으로 세계 10대 대도시에서 진행중입니다. ‘이그나이트 서울’은 홍대에서 여의도 공원으로 이어지는 10㎞ 코스로 구성됐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10㎞ 러닝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러닝대회는 스포츠 브랜드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치르고 있는 마케팅 이벤트입니다. 운동을 단순히 운동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일종의 축제로 생각하는 젊은층, 특히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거죠.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참여하는 입장에서는 ‘달리기’를 매개로 신나게 놀아보는 겁니다. 게다가 달리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애프터 파티가 이어지니까요.

그래서 제가 한번 뛰어봤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달리기 대회들. 뉴발란스 ‘뉴레이스서울’과 푸마 ‘이그나이트서울’까지 말입니다. 

푸마이그나이트 서울에 참가한 1만여명의 러너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코스는 뉴발란스, 운영은 푸마=뉴레이스와 이그나이트는 모두 10㎞ 마라톤입니다. 뉴레이스는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출발, 잠실대교 북단을 찍고 다시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오는 ‘ㄱ’자형 코스였고요. 이그나이트는 홍익대학교 인근 극동방송국 앞에서 출발, 서강대교를 거쳐 여의도공원으로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뉴레이스는 일요일 오전 8시, 이그나이트는 일요일 오후 5시에 개최됐습니다.

각각 장ㆍ단점은 있었습니다. 뉴레이스는 단조로운 코스였지만,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시간 한 방향 차선을 모두 통제했기 때문에 러너들이 달릴 수 있는 넓은 공간 확보가 가능했습니다. 또 갔던 길을 다시 돌아오는 왕복 코스여서 가는 사람과 오는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달리기가 가능했습니다. 이 때문에 뛰는 것이 조금 덜 지루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그나이트 코스는 훨씬 다이나믹했습니다. 서강대교를 지나 여의도 한강 둔치의 오르막길과 ‘유자(U)형’ 코스가 구불구불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엔 다소 좁은 조깅 트렉이 흠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강 둔치 코스에서는 뛰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게다가 서강대교에서 1개 차선을 남겨놓는 바람에 사람이 차와 함께 달려야 하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푸마이그나이트 서울에 참가한 셀럽들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치어업(Cheer up)’ 이벤트는 뉴발란스 쪽이 조금 더 다채로웠습니다. 각 구간마다 코스프레 분장을 하고 화이팅을 외쳐주는 엘사, 슈렉, 잭 스패로우, 킹스맨이 있었으니까요. 양쪽 모두 디제이 부스를 마련하고 즉석 디제잉 공연을 펼친 것은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운영 면에서는 푸마가 더 “프로페셔널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뉴발란스는 대회 종료 후 나눠주는 메달과 간식 ‘부족 사태’가 벌어진 반면, 푸마는 체계적으로 배부가 잘 됐다는 겁니다. 코스마다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주는 등 응급치료도 훌륭했고, 신발에 부착한 타이머 칩 제거도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평이 이어졌습니다.

애프터 파티는 푸마의 압승이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러닝 대회 마니아인 한 30대 여성은 “싸이 공연은 신의 한수”였다고 극찬했습니다. 다른 가수들이 여러명 나오는 것보다 훨씬 집중도 잘되고 분위기가 좋았다는 겁니다. 저녁 7시반부터 9시까지 1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애프터 파티는 싸이의 단독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인근 주민들까지 몰려 나와 흥겨운 파티에 동참했습니다.

날씨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네요. 뉴발란스 대회 당일에는 오전 내내 찌뿌둥하더니, 대회가 종료되자마자 빗방울이 쏟아졌습니다. 푸마 대회 당일에는 오후 6시를 넘긴 시간까지 햇빛이 쨍했습니다. 날씨 운은 푸마가 조금 더 좋았던 셈이네요.

휴대폰을 넣을 수 있는 암밴드를 부착한 여성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시티러너(City runner)들, 뛰는 것도 스타일리시하게=달리는 것이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인 청춘들은 달리기 복장도 남달랐습니다. 러닝복으로도 강렬한 ‘자기 표현’을 하더군요.

일단 복장부터 살펴봤습니다. 신축성이 좋은 러닝 타이츠를 입거나, 그 위에 짧은 반바지를 매치하는 스타일이 가장 많았고요. 레오파드부터 기하학적인 패턴까지 러닝 타이츠도 화려했습니다. 휴대폰을 넣을 수 있는 암밴드를 부착하는 것은 기본. 여기에 스포티한 헤어밴드로 흘러내리는 앞머리를 고정시킨다거나, 팔목에 알록달록한 피트니스 밴드를 착용해 포인트 스타일링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뉴발란스 뉴레이스서울에 참가하기 위해 잠실 종합운동장에 모인 2만여명의 러너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권장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도 있었습니다. 셀카봉을 들고 달리거나, 휴대용 스피커를 손에 들고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것입니다. 좁은 코스에서 서로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눈 여겨봐야 할 작은 ‘팁’도 있었습니다. 러닝화에는 반드시 덧신 양말을 신는다는 겁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은 자칫 등산객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점, 스타일리시한 시티러너라면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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