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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손 안의 박물관’ 구글, 문화예술의 국경을 허물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조선시대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의 원삼(혼례복).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의 민속복식 전시에 개최됐던 덕온공주의 유물이다. 구글의 온라인 전시사이트인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www.googleculturalinstitute.com)’를 통하면 전세계에서 이 원삼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속속들이 볼 수 있게 됐다. 화면 오른쪽 상단의 미니박스에 있는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1~2초 안에 원삼 이미지가 70억픽셀(화소)까지 확장된다. 원삼을 만든 직물의 구조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게다가 이 원삼에 대한 세부 정보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이 유물은 얇은 연두색 화접문갑사(花蝶紋甲紗) 바탕에 수(壽)와 복(福)자 금박이 전체에 찍혀 있으며, 넓은 소매 끝에 홍색과 황색 색동이 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박물관에서보다도 더 세밀한 관람이 가능하다. 
(사진 위아래로 붙여주세요) : 덕온옹주 원삼(위)과 이를 확대해서 본 이미지 [사진출처=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

구글 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 1만3500점이 전세계에 소개된다. 한국 현대미술부터 전통복식, K팝까지 콘텐츠도 다양하게 확장됐다.

구글은 1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종로구 소격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한국 파트너들을 소개했다. 이를 위해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를 총괄하는 아밋 수드(Amit Sood)가 한국을 방문했다. 아밋 수드는 구글아트프로젝트를 고안한 인물이다.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는 구글이 각 국의 문화유산을 쉽고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세계문화유산 전시 사이트다. 일종의 ‘손 안의 박물관’을 표방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현재 60개국 7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에 한국사립미술관협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한국영상자료원, 해녀박물관 등과 협력하고 있다.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 온라인 전시를 통해 3개월만에 10만뷰를 기록한 한국 서양화가 안창홍의 ‘키스’. [사진출처=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

여기에 이번에 국내 파트너 총 10곳이 추가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재단법인 아름지기, 음식디미방,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호림박물관,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로써 국내 문화유산과 관련된 이미지 1500건 이상, 온라인 전시 33건, 박물관 보기 6건이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에 추가된다. 총 1만3500여건의 한국 문화유산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는 것이다. 
음식디미방 전시를 소개하고 있는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 총괄 아밋 수드.

김정배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관장직무대행)은 “구글아트프로젝트를 통해 180여점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과 3개 특별전시가 소개된다”면서 “전세계 미술관들이 온라인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 시기, 우리도 온라인을 통해 미술관 알리기에 중점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전 교육이 가능해지고, 방문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초고해상도(기가픽셀) 이미지로 소개되는 한국의 예술작품과 문화유산은 총 6점이다. 덕온공주 원삼을 포함,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강익중의 ‘포타슘 펜슬’, 그리고 ‘이충원 호성공신화상’, ‘탐라순력도’가 포함됐다. 유화의 갈라짐, 섬세한 붓터치, 그림 속 아주 작은 사람까지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아밋 수드의 설명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 프로젝트의 의미와 특징은.

-전세계 문화유산에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을 구축하고 각국의 박물관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실제 걷는 것처럼 둘러볼 수도 있다. 작품을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물리적인 위치까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여기에 전문 큐레이터의 설명도 곁들여진다. 한국에 직접 올 수 없는 사람들도 미술관을 가상투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의 어떤 문화들이 소개됐나.

-미술 뿐만 아니라 비가시적인 문화를 알리게 된다. 최근에 음식디미방 전시를 알게 됐다. 300~400년 전 음식 레피시를 소개한 전시인데,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이 전시를 발견하고 소개할 수 있게 돼서 매우 기뻤다. 특히 해외에서는 K팝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아직 잘 모르고 있는 K팝의 역사가 구글을 통해 소개된다. 이 밖에도 한복, 한옥, 한식, 한국의 디자인, 영화도 포함된다.

▶이번 제휴의 의미는

-지난 발렌타인 때 사이트를 통해 이벤트 전시를 한 적이 있다. 1억명의 사람들이 이 전시를 클릭했다. 한국작가 작품도 있었다. (안창홍의 ‘키스’ 작품을 보여주며) 3개월 만에 10만뷰를 달성했다. 한국은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제휴를 통해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구글은 이 아트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수익을 얻게 되나.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는 수익과는 무관한 비영리 조직이다. 또 파트너들과의 계약서 상에도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명시한다.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기여하겠지만 경제적인 수익은 없다. 그렇지만 자선사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상업적인 교류다.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되나.

-일단 다운로드 버튼을 없앴다. 해커까지는 컨트롤하기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저작권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저작권이 없는 콘텐츠들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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