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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광장시장에서 강남클럽까지…셀럽들이 즐기는 ‘서울의 휴일’
‘가위손’ 팀 버튼- ‘헐크’마크 러팔로
지젤 번천-패리스 힐튼-제시카 알바
페이스북 저커버그-유튜브 스티브첸…

공식행사 이후엔 ‘진짜 한국’ 맛보기
과거에 고궁·남산·최고급 한식당서
요즘은 사람냄새 나는 뒷골목으로

비빔밥·불고기·복집·막걸리부터
클럽·야구장 관람·백화점 쇼핑까지
맛과 멋 즐기면서 ‘한국사랑’에 푹~



[슈퍼리치섹션] 반세기도 더 전에 세계인의 가슴을 적셨던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앤 공주는 신분을 속이고 거리를 뛰쳐나간다. 자전거를 타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스페인 계단, 진실의 입 등 로마 곳곳을 누빈다. 궁정에서 벌어지는 갑갑하고 호들갑 떠는 공식행사 대신 살아 숨쉬는 로마와 로마인들의 모습을 직접 느끼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찾은 슈퍼리치나 셀럽들도 앤 공주와 비슷하다. 낮엔 수트차림으로 딱딱한 공식행사에 참여하지만, 정해진 스케줄이 마무리되면 모두들 호텔을 박차고 나선다. 그들에겐 아직은 조금 낯선 한국의 진짜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들의 방문지는 우리의 예상을 조금 벗어난다. 과거에는 고궁, 남산, 최고급 한식당 등 전형적인 한국의 맛이 넘쳐나는 곳을 찾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방문지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비싸고 화려하고 번화한 장소 대신 사람냄새 나고 번잡한 뒷골목을 파고드는 셀럽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 ‘DMZㆍ광장시장ㆍ광화문 복집… 셀럽이 찾은 ‘한국적인 곳’
= 2012년 12월 방한한 스티브 첸 유튜브 창업자 겸 기술고문의 선택은 ‘비무장지대’였다. “팽팽한 대치 속의 휴전선 마을에서 현재의 서울이 오버랩됐다” 첸 기술고문이 가이드를 담당한 여행사 코스모진에 밝힌 비무장지대를 관광한 소감이다. 스티브 첸 고문은 2009년 구글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박지현 씨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한국의 현실에 대해 다른 셀럽들에 비해 이해가 높다. 한국문화에도 친숙하다고 전해진다. 그는 ‘임진각-전쟁전시관-도라전망대’ 등 분단의 아픔이 어린 장소들을 일일이 훑었다.

가장 창의적인 영화감독 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팀 버튼은 지난 2012년 서울 광장시장의 빈대떡집을 찾았다. 그를 초청하고 동행했던 현대카드 관계자들은 팀 버튼이 미묘한(?) 젓가락질로 빈대떡을 베어 무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의 앞에는 쌀 막걸리가 절반쯤 채워진 양푼잔과 소주도 보였다. 한국의 음주문화를 즐긴 것이다. 버튼은 식당의 나무 탁자에 자기의 이름을 새겨넣기도 했다. 

광장시장은 ‘의외로’ 방한한 셀럽들의 단골 방문지다.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인 하비에르 마리스칼도 한국을 찾았을 때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이곳을 찾아 화제가 됐다. ‘집 없는 억만장자’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베르그루엔홀딩스 회장 또한 광장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광장시장을 방문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게 서울의 문화니까요”라고 대답했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켠의 좁은 골목길에서도 의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40년이 다 돼가는 복집 ‘서순금류(流)’에서다. 나무식탁 위 은색 ‘부르스타’에 복지리가 끓여 나오는 가게다. 맛있는 집으로 소문난 까닭에 여러 명사들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의 서명 사이로 영어로 된 사인 하나가 눈길을 끈다. “Mr. Park Best Wishes Paul Smith(박선생, 행복을 기원합니다. 폴 스미스)”. 사인의 주인공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다. 가장 ‘영국다움(Britishness)’을 구현한다는 평을 얻고 있는 디자이너가 느낀 ‘한국다움(Koreaness)’은 시원한 복지리에서였나 보다. 


▶ ‘야구장 강남 클럽, 쇼핑 타운까지’…다이내믹 코리아=한국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즐기고 간 셀럽들도 많다.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는 지난 2011년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족과 함께 잠실 야구장에 들렀다. 엘지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였다. 그는 “아들에게 야구를 보여주기 위해 잠실 야구장에 갔다”고 밝혔다. 또 “치어리더가 멋졌다. 야구보다 노래하고 소리지르는 관중들의 응원에 더 매료됐다”고 한국식 응원문화를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선택은 강남의 논현동에 위치한 클럽 옥타곤이었다. 이제 겨우 서른 언저리인 젊은 부호답게 한국의 밤을 즐긴 것이다. 이곳에서 그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페이스북 본사 임원 20여명,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임원 20명 등과 함께 프라이빗 파티를 즐겼다.

한국의 클럽은 해외의 젊은 스타들에게도 ‘얼굴을 내밀어볼 만한 곳’으로 점점 알려지는 추세다. 이미 패리스 힐튼과 제시카 알바, 레이디 가가 등이 방한해 강남의 클럽에 출몰(?)했던 바 있다. 특히 친한파인 제시카 알바의 경우 여러 차례 목격담과 ‘인증샷’이 SNS를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젊은 셀럽, 여성 셀럽들에게는 한국의 쇼핑도 즐길거리다.

지난 2013년 한국 축구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위해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네이마르, 다니엘 알베스 (FC 바르셀로나)와 마르셀로(레알마드리드)는 신촌의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다. 이날 세 스타가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네티즌에 포착됐는데, 공개된 사진 속의 세 사람은 남성복 매장에서 전시된 의류를 입어보며 해맑게 웃고 있다.

팝스타 에이브릴 라빈이 인사동에서 쇼핑을 즐기는 모습도 네티즌에게 포착된 바 있다. 라빈은 2011년 내한 공연 직전 여가 시간에 검정 스키니 바지를 입고 검은 모자를 눌러 쓴 채로 인사동을 누볐다. 라빈 측은 “공연 전날 몰래 인사동으로 쇼핑을 가 양말을 샀다”면서 “1만원에 5개짜리 양말이었는데, 열심히 네고 끝에 하나를 더 받아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흥정의 맛을 라빈이 즐긴 것이다.

불과 몇주 전에는 최근에는 영화 설국열차에도 출연했던 지성파 여배우 틸다 스윈튼이 옥수동 한 카페에서 ‘포착’돼 영화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스윈튼은 카페에 있던 한 꼬마아이를 귀여워하며 팔에 안고 친절하게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하면… 한식!! = 대체로 한국을 찾은 셀럽들이 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먹는 일이다. 한국음식의 맛과 매력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본토에서 제대로 한국음식을 먹어보려는 셀럽들의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리안 바비큐’란 이름으로 큰 호평을 받는 불고기는 달달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지한파’ 영화 배우 휴 잭맨은 지난 2013년 방한한 자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고기가 가장 맛있어요”라고 답했다. ‘헐크’ 마크 러팔로도 불고기를 최고로 꼽는다.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홍보차 방한한 자리에서 “어제 한국 바비큐를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면서 “그 표현을 구워먹는다”고 하는 것을 SNS를 통해 알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테이블 위의 물잔을 들며 “감바~?” “건바?”라고 ‘건배’ 흉내를 내기도 했다.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은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한 인증샷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당시 번천은 동대문을 방문한 자신의 모습과 함께 한국 음식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맛있는 한국음식(Delicious korean food)”이란 글과 함께 김치, 나물 무침 등 채소 중심의 음식이 소개됐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빔밥을 만드는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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