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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의 生각] 씽방, 이제 아이돌가수를 주목할 때
[ 헤럴드 H스포츠=김주현기자 ] 방송은 흐름을 탄다. '먹방'이 유행하니까 '쿡방'도 유행이 됐다. 이제는 단순히 먹기만 하지 않는다. 유명 셰프를 초대해 진수성찬의 진가를 보여주기도 하고, 출연자들 스스로 고군분투하며 요리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두기도 한다. 요리의 결과든 과정이든 'Cooking'이 주를 이뤘던 방송에서 이제는 '씽방'까지 흐름을 탔다. 씽방이란 'Sing'과 '방송'의 합성어로, 출연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에서 감동과 재미를 찾는 게 핵심인 프로그램이다.

씽방의 조상님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나는 가수다'는 첫 회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오며 본격적인 노래 프로그램의 개막을 알렸다. 한 프로그램 안에서 보기 힘든 대형 가수들이 가창력을 뽐낸다는 그 의도 자체는 뻔했을 지 몰라도, 누구도 시도한 적 없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화제성이 뛰어났던 만큼 논란도 많았지만 박정현, 김범수, 임재범, 이소라 등 대한민국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 매 주 다양한 곡으로 경연을 벌여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그 자체는 분명 박수를 받을 만하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전설에게 극찬을 받은 B1A4 산들 ⓒKBS
'나는 가수다'의 라이벌 아닌 라이벌로 등장한 '불후의 명곡'은 아예 '전설 가수'를 모셔와 그의 곡만으로 경연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두었다. 그리고 출연자의 연령층도 조금 낮아졌다. '아이돌가수의 벽'이라고 여겨졌던 경연 무대에 아이돌가수를 섭외하면서 FT아일랜드의 이홍기, 인피니트의 남우현, B1A4의 산들 등이 등장할 수 있었고, 여러 명이서 파트를 나눠야 하느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가수로서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스타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복면가왕`에 `황금락카 두통썼네`로 화제의 중심이 된 f(x) 루나 ⓒMBC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을 넘어 더 다채롭고 더 색달라진 씽방이 우뚝 자리잡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복면가왕'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복면가왕'의 특징은 그 프로그램 안에서 스타가 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이돌가수라는 것이다. 아이돌가수의 이미지가 가창력과 조금 거리가 있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얼굴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한다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어긋나 보일지 몰라도, 숨겨져 있던 보석을 발굴해내는 프로그램이 되면서 초대 복면가왕인 EXID 솔지와 f(x) 루나, 그리고 비투비의 육성재까지 지금까지도 화제의 중심에 서있을 수 있었다.

`끝까지 간다`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빅스 켄(KEN) ⓒJTBC
'복면가왕'과 더불어 씽방의 대세로 자리 잡은 '끝까지 간다'를 논하면서 '빅스'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빅스의 메인보컬 켄(KEN)과 리더 엔이 등장해 '탈아이돌급'이라는 찬사를 받은 무대는 바로 켄이 부른 엠씨더맥스의 '잠시만 안녕'이었다. 웬만한 가수들도 도전하기 어렵다는 그 곡을 편안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소화해낸 켄의 숨겨져 있던 실력이 전파를 타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화두의 중심에 오르게 되었다. 메인보컬이 아닌 '엔'의 '너에게로 또 다시' 역시 화제에 올랐다. 부드럽고 촉촉한 목소리로 노래를 훌륭히 마친 엔과 켄의 모습에서 누리꾼들은 '빅스가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지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다시 말하자면, 최근의 씽방은 '아이돌가수', 또 다시 말하자면 '아이돌가수 중에서도 숨은 보석'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돌가수를 제외한 다른 가수들이 소외되지는 않는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윈윈하는 방식의 아름다운 '씽방'이 대세가 된 것이다.

공중파와 케이블까지, 노래가 가득한 방송은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게 됐다. 사실 먹방과 쿡방이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는 '비주얼과 사운드의 조합'에 있었다.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감탄을 연발하는 출연자의 모습에서 인기를 얻었다면, 이제는 비주얼로만 승부를 보았던 아이돌가수들이 반전 가득한 노래를 부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씽방은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가수들이 많고 숨겨져 있는 명곡도 많다. 필자는 씽방을 '숨은 보물 찾기'라고 부르고 싶다. 보물 찾기 게임에서 보물을 찾을 때 얼마나 기쁜지 다들 알 것이다. 가요계에 널린 게 보물이니까, 우리는 그 보물을 찾을 준비만 하면 된다.

byyym36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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