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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세계사] “내 나이가 어때서”…신이 되려던 왕, 알렉산더
[HOOC=이정아 기자]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마케도니아 왕국을 통치한 국왕 필리포스 2세. 그는 젊은 연인 클레오파트라에게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클레오파트라의 바람대로 자신의 아내 올림피아스와 이혼하고 그녀와 결혼식을 올렸죠.

“이제야 마케도니아 순수 혈통을 후계자로 만들 수 있겠구나!”

두 눈을 질끈 감고 부들부들 떨며 아버지 필리포스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알렉산더. 아버지의 재혼에 그의 마음이 무척이나 심란한데 술에 취한 클레오파트라의 삼촌 아틀라오스가 기름을 끼얹습니다.

알렉산더와 최고의 명마라 불리는 부케팔라스 모자이크. 이 둘은 수많은 전장을 누비며 페르시아군과 싸웠고, 결국 전쟁은 알렉산더의 승리로 끝났다. (위키피디아 제공)

“말이면 답니까?”

결혼식이 끝난 연회장. 알렉산더는 끝내 술잔을 집어던졌습니다. 술에 만취한 필리포스가 칼을 빼 들고 알렉산더에게 달려들었죠. 그러나 필리포스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제풀에 쓰러졌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향해 알렉산더가 일침을 날립니다.

“그 상태로 바다를 건너 아시아를 정복한다고요? 퍽이나요.”

알렉산더는 곧장 어머니 올림피아스와 에피루스로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필리포스가 그들을 다시 궁정으로 불러들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즈음 필리포스가 암살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죠. 당시 알렉산더의 나이는 20살. 세상 사람들은 암살 사건의 배후에 올림피아스가 있었고 알렉산더가 가담했을 것이라고 의심했습니다.

그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왕이 된 알렉산더는 제일 먼저 반대파를 모조리 숙청하기 시작했습니다. 20살 남짓 어린 왕이지만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이어 알렉산더는 왕이 죽은 지 몇 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3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그리스 테베로 진군했습니다. 전쟁은 마케도니아의 승리.

마케도니아 제국의 영토. 알렉산더는 전생을 하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리는 전쟁광이었다. (위키피디아 제공)

이후 알렉산더는 아시아 원정길에도 올랐습니다. 

또다시 마케도니아의 화려한 승리. 기록에 따르면 페르시아 군의 전사자는 2만 명을 넘기지만 마케도니아의 전사자는 34명뿐이었습니다.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도 최후를 맞이하게 됐고요. 기원전 330년. 페르시아 제국의 모든 영토를 점령한 알렉산더는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왕이 됩니다.

두려울 게 없었던 위대한 전사 알렉산더. 신의 반열에 오르고 싶었던 그는 전쟁이 거듭될수록 술에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초자연적인 주술가의 예언도 믿기 시작했죠. 제비 한 마리가 자신의 머리 위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던 꿈을 꾼 그는 ‘그 꿈은 친구가 배반한다는 의미’라는 주술가의 해석에, 의심이 가는 친구들은 모두 처형해 버리기까지 했으니까요.

이윽고 알렉산더는 자신이 제우스 신의 아들이자 신의 화신이라는 서신을 모든 그리스 국가에 보냈습니다. 저 스스로 신이 된 알렉산더가 자제력을 잃고 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 새로운 원정을 구상하고 있던 기원전 323년 어느 날, 밤새도록 술을 마신 알렉산더가 갑자기 고열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열흘째 의식을 잃던 알렉산더는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33세의 젊은 나이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왕이 된 지 13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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