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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꽃부케·플랫슈즈…세상에 하나뿐인 ‘스타일웨딩’…
천편일률적 ‘스·드·메’ 거부자신만의 셀프웨딩 커플 늘어이효리·윤승아·김나영 결혼화제본인 스타일 파악이 제일 중요
천편일률적 ‘스·드·메’ 거부
자신만의 셀프웨딩 커플 늘어
이효리·윤승아·김나영 결혼화제
본인 스타일 파악이 제일 중요



빈티지한 웨딩 드레스에 부케는 들꽃으로. 하객은 가족과 친한 친구들로 단촐하게. 웨딩 전엔 브라이덜샤워(Bridal shower), 웨딩 후엔 애프터파티(After party)….

영화에서나 봤던 결혼식 장면이다. 그것도 외국영화.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도 이러한 빈티지한 스타일의 결혼식을 하는 젊은 커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스ㆍ드ㆍ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에서 벗어나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스드메를 스스로 준비하는 것. 이른바 ‘셀프웨딩족’으로 불리는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 웨딩’이다. 빈티지 웨딩 역시 셀프웨딩족이 선호하는 스타일 웨딩의 한 종류다. 



이효리, 윤승아, 김나영…그녀들의 ‘스드메’

시작은 가수 이효리였다. 지난 2013년 제주도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던 이효리 결혼식 이후 웨딩업계에서는 ‘셀프웨딩’이 트렌드 키워드로 떠올랐다.

‘워너비(Wannabe)’의 대명사답게 이효리는 결혼식도 남달랐다. 깊은 브이네크 라인의 슬리브리스에 밑단은 플레어 장식을 살짝 덧댄 웨딩드레스. 여기에 흰색과 보라색 꽃을 섞은 화관을 쓰고, 굽낮은 메리제인 슈즈를 신고, 막 들에서 꺾어온 것 같은 풀꽃을 부케로 들었다. 명품과 협찬 일색이었던 연예인 결혼식, 그것도 호텔 결혼식의 정형을 과감히 깼다.

올해 4월초 배우 윤승아도 유니크한 스타일 웨딩에 동참했다. 윤승아 역시 호텔 대신 경기도 양평에 있는 한 하우스갤러리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치렀다. 드레스는 뷔스티에(Bustier) 라인에 꽃무늬 레이스가 길게 덧입혀진 스타일. 특히 레이스에는 비딩 장식이 더해져 자연광 속에서 빛을 발했다.

애프터 파티 드레스는 본식 드레스보다 더 화제가 됐다. 하얀색 미니드레스에 짧은 면사포를 쓰고, 스틸레토 힐에 양말을 신었다. 애프터 드레스는 국내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의 작품. 부케 역시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보색 대비가 강렬한 꽃들을 섞었다.

가장 최근 결혼식을 올린 김나영은 스타일 웨딩의 정점을 찍었다. 결혼식 케이터링(Catering)을 담당했던 지인에게조차 “오늘 친구들과 저녁먹을 거니 준비해달라”고 했을 정도로, ‘아무도 모르게’ 치러졌다. 하객도 가족과 친구 20여명이 전부였다.

디테일 전혀 없는 무릎 아래 길이의 H라인의 드레스. 쇼트커트 헤어에 독특한 밴드를 두르고, 팔목엔 보라색 리본을 감았다. 여기에 비슷한 톤의 보라색 플랫슈즈를 신어 포인트를 줬다. 드레스는 국내 디자이너 김서룡의 작품. 콘셉트는 명확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캐리 멀리건이 보여줬던 1920년대 플래퍼룩(Flapper Look)이었다.

이효리, 윤승아, 김나영은 결혼식 헤어 스타일도 자신만의 개성이 돋보였다. 정형화된 올림머리에서 탈피해 앞머리를 있는 그대로 내렸다. 메이크업도 얇고 투명한 피부표현과 생기있는 립 컬러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결혼식‘ 스드메’를 직접 준비하는‘ 셀프웨딩족’이 늘고 있다. 특히 웨딩드레스나 웨딩전 스튜디오 촬영도 최대한 자
신의 개성을 살려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제인마치]

스타일 웨딩 이렇게 준비하라

아무리 부러워도 무작정 따라할 수만은 없는 일. 그래서 전문가를 찾았다.

스타일웨딩 컨설팅업체 ‘제인마치(Janemarch)’의 정재옥(41)ㆍ정재인(39) 실장은 윤승아 결혼 컨설팅을 맡은 자매 디자이너다. 둘다 미술을 전공했다. 언니 정재옥 실장은 제일모직에서 하티스트를 런칭한 바 있다. 스타일리스트로 패션업계에 입문, 디자인, 광고, 홍보, 마케팅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동생 정재인 실장 역시 데코, F&F, 제일모직, 한섬 등을 거쳤다. 
제인마치를 운영하는 두 자매 정재옥(언니ㆍ왼쪽 흰옷), 정재인 실장. 
윤병찬 /yoon4698@heraldcorp.com

-웨딩드레스 트렌드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답답할 정도로 벌키(Bulky)한 실루엣에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드레스를 입었다. 특히 벨(Bell)라인이나 튜브톱 스타일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연스럽고 은은한 드레스 라인을 많이 찾는다. 비딩 장식으로 핸드메이드처럼 보이게 만든 드레스도 인기다. 그런데 식장에 따라서 이러한 드레스가 초라해보일 수도 있다. 식장 분위기와 드레스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일 웨딩이 뭔가.

▶과거에는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웨딩이 획일화됐었다. 기성복같은 느낌이다. 스타일 웨딩은 커스텀메이드 같다고나 할까. 스타일 웨딩을 하려면 본인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제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부케도 신랑, 신부와 어울려야 한다. 과거에는 카라꽃 일색이었지만, 호접난, 튤립, 프리지아도 얼마든지 멋스럽게 들 수 있다. 이 역시도 드레스와 콘셉트를 잘 맞춰야 한다. 

-최근 스타일 웨딩 컨설팅을 진행한 커플을 예로 설명해달라.

▶성수동 가방 디자이너가 있었다. 작업실을 가 보니 그 사람이 보였다. 그래서 웨딩 촬영을 스튜디오가 아닌 그의 작업실에서 진행했다. CF 감독도 있었다. 개성이 무척 강했다. 스스로 소품을 다 준비해 올 정도였으니까. 이 커플은 붉은 장미를 콘셉트로 했다. 하얀색 수트입은 신랑과 빨간색 드레스 입은 신부. 특히 신랑 예복에는 깃털 부토니에(boutonnire)로 포인트를 줬다.

-스타일 웨딩 아무나 할 수 있나.

▶베라왕, 캐롤리나헬레나, 오스카드라렌타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여전히 신부들의 로망이다. 수입 드레스 중에는 대여료만 2000~3000만원 하는 것도 있다. 이걸 입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입는 것이 맞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레스를 직접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장하고 있다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거다. 모두가 웨딩을 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빈티지드레스를 입고, 한복 안 입고 폐백 없애고…. 다 좋지만 문제는 부모님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나만의 예식은 아니니까.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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