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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반복 가스 질식사고, 대기업 안전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현장 안전관리 부재로 인한 인재(人災)사고가 또 터졌다. 30일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에서 건물 옥상의 배기통로(덕트) 내부를 점검하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가스에 질식,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신설 배기장치 시험 운전 후 배기덕트 안으로 들어가 단열재 설치 이상 유무를 확인하던 중 내부에 잔류한 질소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기덕트 시설은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유해가스를 뽑아내 LNG(액화천연가스)를 주입,태운뒤 배출하는 시설이다. 이같은 위험한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작업하면서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호흡기 안전 장구를 전혀 착용하지않은 것이다. 또 작업 전 필수적으로 내부 산소농도를 측정해야하지만 이들이 이를 지켰는지 확인조차되지 않고 있다. 안전관리가 부실투성이다.

SK하이닉스 공장에서는 최근 1년 사이에 유해 물질 사고만 이미 3차례 발생,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사고시 마다 조직개편,시설 교체 등 요란을 떨었지만 후진적 인재가 계속되는 것은 하청업체 안전관리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다는 증거다. 연초 6명의 사상자를 낸 LG디스플레이(LGD) 파주 공장의 질소가스 누출사고를 비롯해 지난해 발생한 여천 화학단지 가스 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하청업체 근로자가 연속해서 생명을 잃고 있다는 데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과 정부는 유사사고 반복이라는 점에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대기업은 위험한 작업을 싼값에 하청업체에 넘기고 하청업체는 안전관리 없이 작업을 서두르다가 원시적인 사고가 터지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 수가 선진국 평균의 5배에 달하는 부끄러운 산업재해 사망률도 여기에 기인한 것이다.

SK 하이닉스가 역대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올렸다는 보도자료를 낸게 불과 몇일 전이다. 성장에 앞서 위험한 일은 하청업체에 떠맡기고 안전관리에는 뒷짐을 진 자세로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대기업일수록 보여주기에만 치중하지 말고 안전 의식을 더 높이고, 안전 규정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절대 필요하다. 당국도 사고가 날때마다 합동조사후 적적할 조치를 내렸다고 변명과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할게 아니다. 책임 여부를 보다 철저히 묻고 다시는 재발하지않도록 의식 개혁과 함께 관련법 준수,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그것만이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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