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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In] 출산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편두통’…습관적 두통약 복용은 안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여의도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인 A(47) 씨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새벽 4시에 기상해 6시께 회사로 출근한다. 밤사이 해외 증시를 분석하고 센터 애널리스트들과 간단한 아침을 겸한 회의로 하루를 시작한다. 9시 개장부터 오후 3시 폐장까지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평소 느긋한 성격의 A 씨지만 업무에 치이다보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자주 경험한다.

현대인들에게 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1년간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남성은 53%, 여성은 70%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4%만이 평생 두통을 겪지 않는 행운(?)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자기 혼자만 고통을 받는 것처럼 생각하고 뇌종양과 같은 심각한 병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두통은 많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증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뇌질환은 그 원인의 일부일 뿐이다. 두통에 대한 지나친 걱정이 오히려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두통, 뇌 자체와는 무관=뇌는 직접 통증을 느끼지 못 한다. 머리 부위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부위는 뇌가 아니라 두개골 밖에 있는 피부와 동맥, 근육, 골막이나 두개골 내의 혈관과 주위 조직,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경막 등이다.

두통은 두개골 내ㆍ외부의 통증에 예민한 구조물들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압력을 받거나 변형될 때, 염증에 의해 이러한 구조가 자극을 받거나 두통에 예민한 혈관이 확장될 경우에 발생한다.

뇌종양이나 뇌출혈 등 일반적으로 두통을 유발하는 질병에 걸렸더라도 그 크기가 작을 때는 두통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크기가 커져 내부 구조들이 압박을 받거나 변형될 경우에는 두통이 나타나게 된다. 심각한 원인들 외에 고혈압 등 혈관질환이나 발열 등에 의해 혈관이 확장될 경우에도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의 양상만으로는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어려워 자세한 병력과 정확한 진찰로 특정 뇌질환에 의한 두통인지 검사를 받아 보고 조금이라도 뇌질환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적절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을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는 “‘주말 두통’은 휴식 중에도 두통이 유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보통 주말에 식사를 거르고 기상 시간도 주중과 달라 생활리듬이 깨질 경우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며 “두통의 원인이 다양해서 증상이 발견되면 검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통의 유형은 원인에 따라 크게 ‘일차성 두통’ 또는 ‘원발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대별된다.

두통 환자 중에서 정밀한 MRI 검사 등을 시행해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를 ‘일차성 두통’ 또는 ‘원발두통’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편두통, 긴장형 두통, 군발성 두통 등이 포함된다.

그에 비해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기질적인 뇌질환 뿐 아니라 감기 등 열을 동반하는 질환이나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 의한 경우가 포함된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진단이나 치료방법과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잘 구별해야 한다.

▶적극적인 검사ㆍ진단이 중요=최근 조사에 따르면, 학업에 지장을 받거나 회사 업무에 차질을 빚는데도 정작 치료를 받는 경우는 33%에 불과해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 중 3명 중 2명은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두통의 양상은 개개인에 따라 매우 다앙하게 나타나므로 증상만으로 일차성 두통인지 이차성 두통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정확한 진찰을 통해 이차성 두통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두통을 방치할 경우 약물의 오남용을 초래하고 뇌졸중 위험인자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급성두통의 경우에는 어두운 방에 조용히 누워 있는 것이 좋고, 머리에 찬 수건을 대거나 띠로 이마를 묶어서 두피의 혈관을 압박하는 것이 임시 조치가 될 수 있다.

편두통의 경우 극심한 통증 발작 시에는 진통제를 사용하며 최근 세로토닌 계열의 약제 등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진통 완화를 시킬 수 있다.

발작성으로 반복되는 편두통의 경우 두통 예방을 위해 베타 또는 칼슘 차단제, 항전간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 사용과 효과 판정이 복잡하고 환자 스스로 약물 오남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진단 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긴장형 두통의 약물 요법은 단순 진통제 복용으로 시작해 증상 호전이 없으면 가벼운 근육 이완제와 신경 안정제 등을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두통 치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 중에서 환자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


▶두통을 줄이는 생활 습관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인공조미료, 초콜릿, 커피 등 두통 유발 음식은 피한다

-식사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되, 너무 오래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다

-두통약을 과용하지 않는다

-두통 일기를 통해 자신의 두통 유발인자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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