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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수복 작가 아들과 나란히 책 출간, 서울-파리 도시이야기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사회학자 아버지와 홍대 인디밴드 출신 건축학도 아들이 나란히 책을 냈다.

‘파리를 생각한다’ 의 작가 정수복(60)과 아들 정대인(29)씨의 얘기다. ’파리의 산책자‘에서 서울의 이방인으로 돌아온 정수복 작가는 서울의 구석구석을 걸어내며 서울33경을 담아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를, 아들은 파리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 서울에서 인디밴드 생활을 거쳐 다시 건축학도로 돌아가 에펠탑과 관련한 ‘논란의 건축 낭만의 건축‘을 문학동네에서 동시에 냈다. 부자는 29일 오전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파리와, 서울 두 도시 이야기를 펼쳤다.

서울과 파리를 여러차례 옮겨가며 생활한 부자가 도시를 바라보는 학문적 토대는 다르지만 거주자가 아닌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낯선 시선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이날 아버지는 이들과의 동시 책 출간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저는 베이비붐 세대로 50년대 태어났는데 아버지 세대와 갈등이 많고 단절된 세대죠. 다음 세대와의 관계는 계승과 협력이라고생각해요. 베이비붐 세대가 그동안 업적을 내고 쌓은게 있는데 다음 세대에 전달해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모습을 부자간책 출간을 통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정수복)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는 파리에서 10년 정도 살다가 서울에 온, 몸은 이곳에 있지만 생각은 저곳에 있는 이의 시선에서 본 낯선 풍경을 담아냈다. 정 교수는 101가지 장면 중에서 33개 장면을 골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풀어냈다.


그는 파리와 서울과의 명백한 차이로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들었다. 서울사람들은 대개 비슷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반면, 파리 사람들은 ‘나 독특한 사람이야’라고 내세우듯 자기색깔을 드러내보인다는 것.

또 서울은 걷고 싶은 도시라기 보다 마음 먹고 걸어야 하는 도시라면, 파리는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도시, 걷고 싶은 도시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이 현재속에 과거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느낌이라면 파리는 과거의 시간이 누적돼 나오는 차이도 이방인의 눈에 포착된 차이다.

아들 정대인은 에펠탑과 관련한 학교에서의 과제가 저술의 발단이 됐다. 파리에서 학교를 10년 다니면서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파리와 에펠탑의 역사, 사회문화사가 들어있다. “파리에서 살던 곳 근처에 에펠탑이 있어서 재미삼아 공부를 시작했는데 볼수록 사회적인 역사, 문화적인 역사와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에펠탑을 통해 19∼20세기 사회·문화 변화를 나름대로 담아보려고 했습니다.”(정대인)

‘논란의 건축~’은 에펠탑과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가 들어있어 술술 읽힌다. 특히 영국 등 주변국에 에펠탑 콤플렉스를 갖게 만든 일화들은 흥미롭다.

정수복 작가는 아들이 20대가 되고부터 책을 쓰라고 권유했다. 책을 쓰는 것이 결국 ”책임지고 자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일기 쓰는 것을 강조했고 여행을 다녀오면 꼭 여행기를 쓰게 하고 고쳐줬습니다. 언어생활은 결국 쓰기에서 완성되는 거거든요. (정수복)

정수복 작가는 이번 아들의 책을 “겨우 새싹이 난 정도랄까요. 세살짜리 어린애와 같죠. 부족하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은 책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작 ‘파리의 장소들’에서 에펠탑 이야기를 30쪽이나 썼던 그는 나름 한국에서 에펠탑을 가장 깊이있게 다뤘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아들이 에펠탑으로 책 한권을 쓰는 바람에 자부심이 좀 무너졌다면서도 대견스러워했다.

아들 정대인은 아버지의 책과 관련, ”아버지의 이방인의 시선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려는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걷기에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아버지와 아들은 오래전 꿈꾸었던 공저 계획도 갖고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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