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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경매시장 쏠림현상 심화
입지좋고 감정가 저렴땐 수십명
나머지는 응찰자 한명도 없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경매4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144㎡(이하 전용면적)가 처음 경매에 나와 감정가(10억3000만원)보다 높은 10억87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대비 낙찰가 비율)은 105.5%나 됐고, 응찰자는 7명으로 중대형 아파트치고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날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전채 5채의 아파트 가운데 나머지 4채에는 단 한명도 응찰하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입지가 좋고 감정가가 저렴한 아파트에는 수십명 씩 응찰하지만, 그렇지 않은 물건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현상이 많이 목격된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경매6계엔 성북구 길음동 현대아파트 60㎡가 경매에 나오자 무려 64명이 응찰했다. 감정가 2억5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이날 2억8911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15.64%까지 뛰어 과열된 모습이 뚜렷했다.

하지만 이날 같은 시각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7계 분위기는 달랐다. 이 곳에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23채의 대부분은 유찰되거나 1~2명이 응찰하는데 그쳤다. 낙찰된 물건도 대부분 감정가의 50~60% 수준에 주인을 찾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4월 들어 아파트 경매시장에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낙찰된 물건의 절반이상은 응찰자들이 한두 명에 불과한데, 인기 있는 곳에만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쏠림현상이 커지면서 경매시장도 고공행진을 멈추고 다소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9.2%로 전달(91.7%)보다 소폭 떨어졌다. 건당 응찰자 수도 9.8명으로 전달(10.2명)보다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과열된 시장이 가라앉는 첫번째 현상으로 물건 별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것을 꼽는다. 분위기에 따라 경매시장에 몰리던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차분해지고, 실수요자들이 옥석가리기를 하면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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