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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임채운]청년창업‘성장 문지방’부터 넘어라
문지방(門地枋)이란 출입문 아랫부분에 가로댄 나뭇턱을 말하는데 은유적으론 외부와의 경계선을 뜻한다. 또한 생체에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이라는 뜻으로 문지방 역()자를 사용한 ‘역치’(値), ‘한계점’이라고도 한다.

역치는 운동에도 적용된다. 운동기구를 들 때도 역치 이상의 무게를 들어야 근육량이 늘어난다.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경기 전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 아프기 시작하면서부터 숫자를 센다고 했다. 역치를 넘어설 때 비로소 근육에 상처가 나고 치유가 되면서 새 근육이 생기기 때문이다.

창업에도 역치가 있다. 창업 준비단계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창업을 하는 시점과 창업 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단계를 역치라 할 수 있다. 이 역치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창업 후 5년차 생존율이 30%라는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창업자에게 문지방은 그만큼 높고 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업의 문지방을 쉽게 넘게 하려면 우선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 기업친화적인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청년창업자, 창업지원기관, 민간 투자자 등이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시행된 창업자금 지원대상 확대, 실험실 공장설치 요건 완화, 전문 엔젤투자자제도 법제화, 회생절차 간소화 등은 창업의 문턱을 대폭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노력들은 청년창업 활성화의 큰 동력이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과제를 지속 발굴해 청년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규제개혁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다음은 문지방을 반드시 넘어야겠다는 창업자의 의지가 필요하다. 문지방이 높다고 포기하거나 현실에 안주한다면 문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취업난으로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창업에 뛰어든다거나 창업 후에도 정부지원에만 의존하는 생계형 청년창업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는 문지방을 넘을 수 있을 정도로 문턱높이까지 창업자의 발을 돋워주는 제도도 요구된다. 기업의 모습을 갖추고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단계에선 관련 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창업계획부터 사업화까지 전 단계를 일괄적으로 지원하면서 기술창업 중심의 청년창업 CEO를 양성한다. 수요자 맞춤형 교육 및 코치과정과 중간평가를 통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정예인원만 졸업시킨다. 실제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배출한 963명의 청년 CEO 가운데 92%가 창업 1년 후에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총 2591억원의 매출성과를 거뒀다.

창업은 사람으로 치면 세상에 태어난는 것이고, 기업으로 치면 치열한 경쟁사회로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다. 당연히 문지방의 안쪽과 바깥쪽의 환경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청년창업은 청년들에게 자아실현과 사회적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경제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한다. 창업의 문턱을 더 낮춰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청년창업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누비게 해야 한다. 우리경제의 미래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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