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8년 서울 10만가구 남아돈다? ‘공급과잉론’의 진실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주택시장에 공급과잉 우려가 생길 수 있다.”

김경식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지난달 열린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서 꺼낸 말이다. 지난해 공급된 신규주택이 준공되기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시장에 본격적인 공급과잉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분양물량과 청약경쟁률이 동반상승하면서 ‘분양시장의 봄’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 쏟아지는 분양물량이 공급과잉이라는 폭탄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도 존재한다.
서울의 한 뉴타운 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특히 서울의 경우 당장은 공급부족을 우려하고 있지만 향후 2~3년 뒤에는 도리어 공급과다 부담을 안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주택 공급량과 재건축 등에 의한 멸실량을 조사한 통계를 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1~2만호 사이에서 공급량이 멸실량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멸실보다 아슬아슬하게 더 많은 정도다.

철거를 앞둔 재건축단지가 대거 포진하고 있는 강남ㆍ송파ㆍ서초ㆍ강동구만 따지면 공급량보다 멸실량이 더 많다. 이미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지역의 전셋값이 치솟는 등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과 뉴타운 등이 속속 준공되는 2017년부터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7년 4만7652가구, 2018년 10만4254가구, 2019년 7만7172가구 수준으로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공급이 넘칠 것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7년부터 공급량이 늘어나는 건 인위적인 공급의 결과는 아니고 현재 이주를 하고 착공에 들어가는 재건축 단지들이 준공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라며 “아직 3년 후의 이야기니까 (공급량 증가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진)예측은 못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새 집이 늘어나는 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란 입장이다. 언제나 수요가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에서 공급이 많은 게 그리 큰 문제는 될 수 없다”며 “새 집이 들어서면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그쪽으로 옮기고 빈 집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채우는 필터링 과정이 작동하면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정작 이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수도권이다. 분양 아파트와 입주 아파트가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서울의 주택공급에 여유가 생길 경우 자칫 수요가 서울로 빨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지난해 아파트만 5만3554가구가 입주했고, 내년에는 7만961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가 크지 않은데 대거 택지를 조성해놓은 검포, 파주,고양, 용인 등은 과잉공급으로 고생할 수 있다”며 “서울에서 밀려나 그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나아지면 서울로 다시 입성하려 들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 30대들이 구매력이 없으면서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있는데 2~3년 뒤 입주 시점에 금리인상 같은 악재가 나타나면 자칫 ‘하우스 푸어’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