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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미국은 유서 깊은 밀수국가다”
▶’밀수꾼의 나라 미국’ –글항아리/피터 안드레아스 지음, 정태영 옮김-


[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저자는 자기나라 미국을 매섭게 비판한다. 난도질 수준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유서 깊은 밀수꾼의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의 불법 무역은 단순한 일탈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대 미국 경제의 토대가 됐다”

저자는 300년 전 식민지 미국 시대부터 시대순으로 고찰해 나간다.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탐구 범위가 광범위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친숙한 에피소드와 탁월한 문장력으로 독자를 옭아맨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남미를 넉달 간 여행했다. 그러다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갈 때 한 아주머니를 대신해 우연히 두루마리 휴지를 밀반입해주게 된다. 이 책을 쓰게 된 영감을 받은 사건이다. 책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때 나는 밀수꾼의 공범이었다”

사례는 넘친다. 18세기 서인도제도의 당밀과 네덜란드의 화약에서부터 19세기에 첨단을 달리던 영국의 방적기술과 아프리카 노예를 거쳐 20세기 프랑스제 콘돔과 캐나다산 주류 그리고 멕시코 노동자와 콜롬비아 코카인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사례들은 연대기라는 큰 틀에서 움직인다. 즉 시대순 구성이어서 미국 역사의 전체 흐름을 놓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다. 독자들은 쇼크를 각오해야 한다. 미국은 지금과는 정반대의 국가로 규정된다. ‘탈세의 자유를 위해 나라를 세운 사람들’, ‘나라를 세운다고 전쟁을 벌이면서 밀수한 사람들’, ‘전세계를 상대로 밀수와의 전쟁을 벌이는 세계 최대의 밀수 국가’ 등등. 저자는 미국이 이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지금도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지적을 빠뜨리지 않는다. 2013년 미국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이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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