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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am of Rivals]아마존 상륙 위기감…국내 독서문화 견인 쌍두마차의 大실험
<4> 교보문고 vs 예스24

국내 첫 체인점 서점, 교보문고
본사 파주 이전으로 경영난 해결
미래먹거리 e북서비스 ‘샘’성공 안착
신도림에 ‘바로드림센터’새모델 적용

국내 첫 인터넷서점, 예스24
“전자책이 미래가치”거대출판사 인수
올매출 작년比 10%늘린 5000억 목표
할인대신 혜택 ‘바이백’으로 고객 손짓



출판산업은 장기 저성장, 저수익 산업으로 여겨진다. 올해 출판산업 통계만 봐도 2014년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세계를 호령하는 서점업계의 공룡 아마존닷컴이 연내 국내 상륙한다. 출판사, 서점업체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국내 체인점을 갖춘 산업 형태의 첫 서점인 교보문고, 그리고 1위 인터넷 서점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예스24, 국내 책 문화를 견인해온 두 서점이 최근 경영환경의 변화 속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허정도 대표의 실험(교보문고)=2012년 6월, 교보문고가 서울을 벗어나 파주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위기설이 나돌았다. 겉으로는 출판사들 모여있는 곁으로 간다고 말했지만 안에서는 살벌한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적자와 성장둔화가 교보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많은 투자가 들어간 전자책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해 앞도 막막했다. ‘탈(脫)광화문’은 구조개혁, 변화의 첫 신호였다. 이 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가 ‘변화전문가’ 허정도(52) 대표이사.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로 변화추진팀을 이끌어온 허 대표는 2012년 2월 교보문고로 자리를 옮겨 변화추진실장을 맡았다가 6개월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가 이끈 변화의 첫 작업이 교보문고 파주 이전인 셈이다. 서울 내수동 사옥을 내놓으면서 적신호를 보이던 경영난을 해결한 허 대표는 회원제 e북서비스 ‘샘(sam)’으로 출판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앞으로 미래먹거리는 e북에 있다는게 그의 확신. 3년째를 맞은 샘은 현재 2만5000여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고, 서비스 이용 회원 수는 6만6180명에 달한다. 최근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모바일 대응력이다. 올해 1월 신도림 다큐브시티에 문을 연 바로드림 센터를 통해 허 대표는 교보문고 오프라인 영업점의 새로운 모델을 실험중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주문한 책을 받아가는 기능이 중심이지만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또 다른 형태의 서점이다. 이 바로드림 센터는 오픈 후 단위면적당 매출이 수도권의 다른 교보문고 영업점 수준과 맞먹는다. 이런 일련의 노력에 힘입어 교보는 2013년 영업이익이 56억원 적자(매출 5351억원)이던 것이 2014년 43억원(매출 524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교보는 도서정가제 이후에도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보이며 조금씩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14년 최대 영업이익, 두산동아 인수 미래먹거리(예스24)=예스24는 2014년에 매출 4578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도서정가제를 앞두고 출판사와 서점의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과다. 지난해 인수한 두산동아(현 동아출판)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무려 198억원에 이른다. 예스24는 올해 실적 목표를 늘려 잡았다.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0% 가량 증가한 5000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60% 가량 늘어난 100억원이다. 

지난해 두산동아 인수는 업계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온라인 기반에서 거대 출판사를 인수하면서 밖으로 나온 모양새지만 학습교재시장의 안정성 확보와 함께 앞으로 전자교과서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결국은 전자책이 미래 가치라는 판단이다. 올해 예스24를 비롯한 인터넷 서점의 경영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안은 아마존닷컴의 한국 진출이다. 예스24 측은 양날의 칼로 이를 해석한다. 도서정가제로 할인 폭이 제한돼 있고 아마존의 킨들에 버금가는 전자책 단말기 라인업을 모두 갖춘 상태라 예스24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책 사업부문 강화와 콘텐츠 발굴 등 대비책 마련은 하고 있다. 신논현역 역사 내 전자책 단말기 체험공간 ‘크레마 라운지’ 운영과 최근 ‘e-연재 공모전’ 등이 한 예. 오히려 아마존의 진출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전자책 시장의 판을 키울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도서정가제로 인한 시장 변화도 예스24에게는 도전이다. 할인은 제한돼 있지만 독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도입한 ‘헌책 팔고 새책 사는’ 바이백 제도는 꽤 호응이 높아 순환률이 80%에 이를 때도 있다. 리뷰 쓰고 포인트 받기, 제휴 카드 할인 등으로 책 구매의 매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비되는 기업문화 ‘사회적 책임 vs 활력’=예스24의 경쟁력은 젊고 활력이 넘치면서 유연한 데 있다. 직원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현장 실무자에게 대폭 권한이 위임된 형태라 상황변화에 따른 조직의 대응과 전환도 빠르다. 이는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2003년 예스24를 인수할 때부터 자리잡은 조직문화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기호(55) 대표 역시 현장에서 올라오는 보고와 판단을 중시하고 믿고 맡기는 편이다. 특히 직원들과 격의 없이 자유롭고 편하게 소통하는 CEO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LG생활건강, LG화학, GS홈쇼핑 등을 두루 거치며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낸 마케팅 통. 상황판단이 빠르고 명쾌하다는 평을 듣는다.

교보는 창업주로부터 내려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뿌리깊다. 국민 정신문화 향상과 사회교육적 기능을 살린 문화공간을 만드는데 힘써왔다. 도서판매 선두 기업으로 업계 발전을 위한 노력도 일정 부분 짊어져온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독자들의 신뢰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디지털 시대 교보는 변화와 위기를 새로운 기준으로 조직 전반의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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