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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픽업 엄마차를 잡아라”
새학기 통학용 세컨드카 수요 봇물…기아차 현금할인 56만원으로 확대
한국GM은 현금구매 110만원 할인…강남에선 과시용 럭셔리차 인기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 모 씨(34)는 최근 3살짜리 딸이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서, 아이를 태울 차가 필요해졌다. 남편차를 가끔 빌려 타거나 택시를 이용하며 버텨왔지만, 아이가 매일 4km거리 어린이집으로 통학하게 되면서 ‘세컨카’ 구매를 결심했다. 김씨는 카시트를 설치하기에 적합하고, 수납공간이 넓은 차를 물색하다 기아차 ‘레이’를 선택했다.

#경상남도 진주에 사는 천 모 씨(38)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세컨카를 구입했다. 학교까지 거리가 걷기엔 멀고, 또 워낙 아동 성추행 등 사건 사고가 많은 탓에 직접 학교 앞까지 데려다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렴하면서도 기동성이 있는 차 중에 고민하다, 한국GM의 ‘스파크’를 골랐다. 온 가족이 함께 타기에 넉넉한 차는 아니지만, 아이가 유모차 탈 나이도 지난 탓에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한건 아니라 무조건 경차를 택했다.

엄마들이 자녀를 픽업할 용도도 구입하는 ‘세컨카’ 구매가 늘고 있다. 각 완성차 업체들은 여성 운전자, 특히 아이와 함께 탈 차를 고르는 엄마 취향에 맞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요즘 차량 구입은 남성 일방의 결정이 아닌 가족 단위, 특히 여성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봄철엔 여성 차량 구매가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아차 레이

▶ “엄마고객을 잡아라” 쏟아지는 할인=봄이 되면 경차 할인이 쏟아진다. 기아차는 이달 들어 경차 ‘더 뉴 모닝’에 대한 현금 할인을 2월보다 26만 원 늘린 56만 원으로 확대했다. 할부 금리도 평월보다 낮은 연 2.9%로 잡았다. 한국GM은 경차 쉐보레 스파크 고객 구매고객에게 초기 구매비용 없이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살 수 있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또 신차 가격의 15%를 선수금으로 내면 구매자가 오히려 이자 1%를 받는 마이너스 할부 상품도 내놨다. 현금구매 시 110만 원 할인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앙증맞은 디자인 선호=경차 마케팅에 업체들이 힘을 쏟는 이유는 이 시기에 엄마들의 세컨카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7.5%나 증가했다. 

기아차 올 뉴 모닝

여성들의 직장 출퇴근용, 장보기용 차량 외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기 위한 용도다. 인기있는 픽업카는 기동성있고 실용적인 경차나 소형차들이 대부분이다. 기아차 더 뉴 모닝이나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등이 대표적인 픽업카로 꼽힌다. 엄마들의 커뮤니티 사이트 ‘맘스홀릭’에는 실제로 세컨카 구입 요령이 올라와있다. 주 비교대상은 모닝과 레이, 스파크로 압축된다. 경차는 아니지만 기아차 쏘울이나 쌍용차 티볼리도 인기 차종이다.

이왕이면 앙증맞고 예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도 픽업카 수요의 특징.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차량 구매에 엄마들의 취향은 물론 아이들의 취향도 반영된다. 특히 픽업카 용도로 차를 사는 경우 아이들의 입김이 세다”고 말했다.

‘더 뉴 모닝’은 귀여운 디자인에 톡톡 튀는 컬러가 특징이다. 무난한 화이트 블랙 외에도 민트나 체리핑크 시그널 레드까지 다채롭다. 기아차 관계자는 “더 뉴 모닝은 차량 구매시 디자인과 색상에 많은 비중을 두는 여성 고객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신형

▶안전이나 편의사양도 고려대상=시내에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게 주목적인 차인만큼, 주행성능보다는 안전이나 편의사양들이 더 중요한 잣대다. 특히 영유아 픽업차는 수납공간이 넓어야 한다.

레이는 실내 공간이 넓어서 유모차나 자전거를 싣기에 부족함이 없다.

천장이 높아 움직임이 많은 아이들이 타도 답답함이 덜하다. 뒷좌석 시트를 접을 경우 라면상자가 24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20개월 아이를 태우고 다닐 세컨카로 레이를 고른 김 모 씨(32)는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내리기 편하고, 대형 유모차가 들어갈 정도로 넓고, 디자인도 예뻐서 레이를 골랐다”고 말했다.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수납공간도 숨겨져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위쪽에 마련된 루프콘솔은 노트북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며 시트 아래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서랍형 수납공간이 나온다. 운전석쪽 뒷바닥을 열면 신발 두 켤레가 들어갈 정도의 ‘플로어 언더 트레이’가 장착됐다. 여성 운전자 편의까지 신경 쓴 ‘감성 품질’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아이들 안전도 주 고려대상이다.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안전검사에서 소형차보다 튼튼하다는 판정을 받은 이후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치솟았다.

한때 강남 엄마들 사이에선 픽업카로 폭스바겐 ‘티구안’도 인기였다. 폐차 수준에 이른 큰 추돌사고에도 아빠와 동승했던 딸이 멀쩡하게 빠져나온 사고가 화제가 된 탓이다.

▶강남에선 경차보단 럭셔리카=부유층은 “픽업카=경차” 공식에서 벗어난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류 모 씨(48)는 “강남에서 픽업카는 무조건 최고 좋은 차다. 학교 앞을 가보면 최근 잘 나가는 수입차는 다 볼 수 있다. 럭셔리 최신카 전시장”이라고 말했다.

최신,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리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1~2년 단위로 리스를 해 세컨카를 바꾸는 것. 비용은 줄이면서도 신차, 고급 차량을 주기적으로 갈아타면서 안전과 과시욕을 모두 충족하는 방식이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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