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앞서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텍사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을 포함해가장 유력시 됐던 대권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2016년 미국 대선전은 본격 막을 올렸다. 이제까지 여론조사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 내 어떤 후보와 붙어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가도는 탄탄대로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경험으로 이번에는 선거 전략이 더욱 치밀해졌다는 평가다.
▶강한 여성에서 친서민 할머니로=2008년 대선 때와 견줘 그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2008년에는 주로 부시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과 이라크전 종식, 환경보호, 에너지 독립 같은 굵직한 사안을 이슈로 내세웠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강한 여성’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번 2분19초짜리 출마 선언 동영상에선 히스패닉, 동성애자, 청년, 싱글맘 등 각계 각층의 평범한 인물들을 배경으로 등장시켰다. 중산층 경제와 가족을 부각시킴으써 자신의 부자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한 의도가 뚜렷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에는 성별 대결 구도를 부각시켰다면, 이번에는 “그가 할머니로서 역사를 만들 기회를 잡았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12일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유세 첫발도 서민을 향해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14~15일 아이오와주에서 커피숍, 어린이집, 가정집을 돌며 유권자를 직접 만나고 현지 자영업자들을 만나 고충을 들어본다.
아이오와주를 선택한 이유는, 이 곳이 내년 1월 민주당과 공화당이 당원대회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막을 올리는 격전지이자 전국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여성 표심도 강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2008년 대선에선 흑인 유권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킨 요인이었다면, 이번에는 여성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그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2012년 선거에서 여성 투표율이 63.7%로 남성(59.8%) 보다 높았음을 지적했다. FT는 “여성 표가 클린턴에기 금광이거나 함정이 될 수 있다”며 여성 투표자가 반드시 동성에게 더 우호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캠프 핵심 참모는 누구? = 오랜 민주당 ‘킹 메이커’들이 클린턴 전 장관 캠프에서 뛰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66) 미국진보센터 창립자와 2013년 테리 맥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를 승리로 이끈 로비 무크(36) 민주당 전략가가 캠페인 매니저로 합류했다. 또 2008년과 2012년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간부로 활동한 조엘 베넨슨(63)가 수석전략가 겸 여론조사담당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선거캠프의 수석 미디어 전략가였던 짐 마골리스가 수석 미디어 자문으로 영입됐다. 제니퍼 팔미에리 전 백악관 공보국장, 브라이언 펄론 전 법무부 대변인, 후마 에버딘(39) 전 클린턴 장관 비서실 부실장, 10년 이상 클린턴을 보좌해 온 필립 라인즈 전 국무부 공보담당 등 핵심 측근들이 다시한번 돕고 있다.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의 외조도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화당, ‘스톱(stop) 클린턴’ 시동=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직후 공화당 의원들은 즉각적으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플로리다 전 주지사 젭 부시는 지지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그녀를 멈춰야할 때가 왔다”며 출마를 시사했고, 테드 크루즈 의원은 “그녀는 과의 실패한 정책을 대표한다”고 비판했다.
랜드 폴 의원은 NBC에 ‘클린턴 재단’의 외국 기부금 논란과 관련해 “클린턴 전 장관은 아주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폭스뉴스에 “국민은 변화를 원하는데 클린턴 전 장관은 결코 변화에 맞는 인물이 아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워싱턴 정가가 만든 인물로, 워싱턴에 너무 오랫 동안 있었다”고 말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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