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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인웨이도 납품…명품피아노 만드는 자부심으로 일합니다”
국내 유일 피아노공장 영창뮤직 인천공장 가보니…30년 숙련공들 최고 1억짜리도 만들어

[헤럴드경제(인천)=신동윤 기자]“한 때 피아노 생산량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영창입니다. 그 당시 국민 CM송으로 불렸던 ‘맑은 소리, 고운소리, 영창피아노 영창’을 흥얼거리며 일하다 보면 의지가 더 솟아납니다.”

지난 8일 인천 서구 가좌동 목재단지에 위치한 영창뮤직 인천공장. 축구장 3개(2만2000㎡) 정도 규모의 이곳 공장에는 현재 30여명의 숙련공이 근무하고 있다. 한 때 직원 6000여명이 하루 평균 3000여대의 피아노를 생산하며 일대 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피아노 건반 조립 공정 시 0.01㎜의 오차만 발생해도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는다. 35년 경력의 피아노 장인 백명승 영창뮤직 차장이 그랜드 피아노에 탑재할 건반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간만큼 이곳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피아노 만들기에 열중했던 숙련공들의 손재주는 더욱 깊숙히 내재화됐다. 그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피아노를 생산하고 있다는 게 영창뮤직 관계자의 전언이다.

35년간 피아노를 만들어 왔다는 백명승 차장은 “일하는 숙련공들 대부분 20~30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며 “피아노장인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 장인들은 외부인 방문에도 아랑곳 않고 자동차와 맞먹는 8000여개의 부품을 이어붙여 피아노를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특히, 0.01㎜의 차이로도 소리가 망가질 수 있는 건반 조립공정 및 17t에 이르는 그랜드 피아노의 하중을 버티는 240개의 현을 이어붙여 정확한 음을 내도록 만드는 장인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하다. 


인천공장에서는 현재 최고급 기종인 그랜드 피아노와 프리미엄급 업라이트 피아노를 생산한다.

백 차장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피아노의 경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동일 기종의 피아노에 비해 가격이 200만원 가량 비싸다”며 “사용하는 자재의 품질 차이 외에도 비교될 수 없는 실력을 가진 장인들의 손길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장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의 경우엔 싼 기종은 4000만원, 고급 기종은 1억원이 넘는다. 비록 생산량은 적지만 기술력은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창악기는 2012년까지 세계 최고급 피아노로 불리는 독일 ‘스타인웨이’에 제품을 주문자상표(OEM)로 공급했다. 높은 숙련도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백 차장은 “최근 세계 각지의 음악전문가를 초청해 영창, 스타인웨이, 야마하 등 유명 브랜드 피아노 소리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 영창의 피아노였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덕분에 영창악기는 지난 2010년 세계에서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콘서트홀인 뉴욕의 링컨센터에 그랜드 피아노를 공식 납품했다.

백 차장은 “최근 연주자들이 스타인웨이나 야마하 등 외국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며 “같은 품질을 지니고도 브랜드 파워에서 밀려 선택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창뮤직은 향후에도 인천공장에서 피아노 생산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는 모기업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 소신 때문.

영창뮤직 측은 “정 회장의 뚝심 덕분에 폐쇄 위기에 놓였던 인천공장이 명맥을 이어왔다”며 “한국 브랜드의 피아노는 반드시 한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회사 지론인 만큼 명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사진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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