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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가 유방암을 일으킨다? 英 여성과학자 치료담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우유, 유제품이 유방암, 전립선암을 일으킨다’
이 도발적인 말을 한 이는 대영제국 혼장(1997년), 왕립의학협회 종신회원, 2012 영국학술원 회원 등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과학자 제인플랜트다.

1987년, 42세의 제인은 어느 금요일 저녁 자신의 가슴에서 콩알만한 멍울을 발견하고 유방절제술을 받는다. 5년 뒤 네차례에 걸져 암 재발을 겪고 마침내 3개월이 남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는다.

유전적 소인, 식생활 등 어디에서도 유방암에 걸린 이유를 찾지 못한 그녀는 ‘중국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착안해 동서양의 유방암 발생률 차이에 집중한다, 중국은 10만명당 1명, 서구여성은 10명중 1명꼴, 그러나 한국여성의 급속한 증가와 서양으로 이민간 동양여성의 발생률 증가는 인종차이가 아니라 생활방식이라는 결론을 얻는다.

그러던 중 중국인 과학자 친구들이 중국인은 우유를 먹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제인은 어떤 동물의 젖샘에서 나오는 생화학물질이 우리 인간의 젖샘에 이상한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닐까는 생각에 치즈, 버터, 우유, 요구르트 등 냉장고에 있는 모든 유제품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후 종양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6주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과연 우유가 유방암의 주범일까? 우유 속 단백질은 모유의 3배이고 칼슘도 훨씬 많이 들어있다. 우유는 빠르게 성장하는 송아지를 위한 먹이, 어미젖은 새기의 성장발달을 위한 수백가지 화학성분을 나르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유 속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흔히 저지방 우유를 찾지만 문제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아닌 호르몬이었다. 인슐린유사 성장인자-1 등의 우유속 호르몬이 유방암 세포를 증식시킨다는 연구가 제인의 추론을 뒷받침했다. 인간의 호르몬과 똑같은 우유속 인슐린유사 성장인자-1이 사람의 유방세포에 끊임없이 증식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잘못된 신호를 받은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 우유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젖소에 투여하는 재조합 소 성장호르몬은 우유의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의 농도를 2~5배 높인다.

제인은 번역 출간된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 하는 이유’(윤출판)에서 유방암과 전립선암이라는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초래한 재앙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플랜트 프로그램 식이요법은 모든 유제품을 끊는 것, 우유 대신 두유, 치즈 대신 두부를 먹는 것이다.
신선한 과일과 말린 과일, 익힌 채소, 샐러드, 마늘, 해바라기씨 등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

이 책이 발간 된 뒤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제인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뒤집지는 못했다. 제인은 의학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왕립의학협회 종신회원이 됐다.

제인은 오래전 한국을 찾았던 경험과 식단을 기억하며, 현재 한국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게 서구화된 식생활 탓이라고 지적한다.

제인은 “유방암의 고통을 예방하고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길이 있는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바로 증거를 확인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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