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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7일간의 세계여행] 17. 남인도 마말라뿌람…북인도와 또다른 매력
[HOOC=강인숙 여행칼럼니스트] 북인도 여행이 일단락되고 여기 남인도 첸나이에서 여행이 다시 시작된다. 북인도와는 달리 초행인 남인도에서는 무엇을 보고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첸나이에서 더 머무를 것은 아니기에 일찍 일어나서 성 조지성과 조지타운으로 간다. 조지타운은 재래시장과 깔끔한 영국 풍의 시가지로 나뉜다. 오후에 버스로 마말라뿌람(Mamalapuram)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남은 시간동안, 선택은 당연히 재래시장이다.

눈이 마주친 할머니 옆에 앉아 무엇을 하는지 쳐다보니 사람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한다. 어른들은 옹기종기 모여 꽃을 엮어 실에 꿰는 일을 하고 아이들은 옆에서 놀고 있다. 말은 안 통하지만 다가가 사진 찍어주고 보여주며 한참을 논다. 멀리서 우리를 보던 젊은 부부가 아이를 안고 앞에 선다. 액정으로 사진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도 너무들 즐거워한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큰 시장에 문을 연 가게가 많지 않다. 여행 중에 필요한 가루세제, 일회용샴푸 등을 사면서 시장을 돌아다닌다. 남인도는 덥다. 어제 남인도에 온 동행은 인도 옷도 한 벌 쇼핑한다. 사람이 많지 않으니 다니기 좋긴 한데 재미는 없다. 시간이 지나도 문을 여는 가게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했더니 오늘은 일요일이다. 여행자에겐 요일개념이 별로 없다. 가끔은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될 때도 있다. 지금은 문제까진 안 되지만 이 대도시의 시장은 일요일이라 문 닫은 게 맞다. 문은 연 다른 가게 주인들에게 확인해봤다. 생각해보면 같은 일요일 시장도 올드델리의 찬드라촉에서는 인산인해였는데 확실히 북인도와 남인도는 다른가보다. 인도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운영되는 연방제 국가이니 말이다.

언어도 지금까지 북인도에서 쓰던 힌디가 아니라 타밀나두어를 쓴다. 같은 나라지만 이곳 타밀나두에선 북인도에 대한 반감 때문에 힌디를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힌디어로 “나마스떼(안녕하세요)”, “단야밧(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다녔는데 당장 타밀나두어로 “나마스까람”, “난리”라고 바꿔야 알아듣는다.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다 호텔로 들어와 체크아웃, 그리고 시외 버스터미널을 찾아가서 남인도 여행의시작지인 마말라뿌람(Mamallapuram)으로 간다. 첸나이에서 마말라뿌람은 멀지 않다. 두어 시간 버스로 가면 되는 길이다. 그 짧은 운행시간에도 쉬기도 하며 천천히 남인도의 동부해변을 따라 달린다. 버스에서 만난 아저씨가 오늘 댄스페스티발이 있다고 거기로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마말라뿌람은 작은 해변마을이지만 현지인 관광객도 많은 관광지이다. 별 생각 없이 마말라뿌람에 내려 릭샤가 데려다주는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왔는데 숙소가 별로다. 게스트하우스가 방갈로 같은 느낌이라 좋았는데 막상 짐을 풀고 보니 쾌적하지가 않다. 약간의 방심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 다른 곳도 여기 저기 돌아다녀 볼 걸 후회가 막심이다.

늦게 도착해서 바다는 못보고 거리로 나간다. 작은 마을 이지만 평범한 어촌이 아닌 관광지라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나름 갖춰져있다. 저녁을 먹고 어두운 거리를 물어서 댄스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간다.



동행이 있으니 한국말도 편히 나누고 어두운 거리도 두려움 없이 다닐 수 있으니 좋다. 댄스페스티벌은 오늘만 열리는 것은 아니고 거의 한달간 계속 되는 행사다. 인도 각지의 전통 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어디서 모인건지 사람이 꽤 있다.

의자도 있지만 잔디밭에 그냥 앉거나 누워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편안한 자세, 즐거운 마음으로 남인도의 밤을 즐긴다. 사람 북적이는 첸나이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이곳으로 오길 참 잘했다.

역시 큰 나라라서인지 지역별로 색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주말엔 인파가 많을 것 같은데 오늘은 월요일이라 사람이 덜한 것 같다.



댄스페스티벌을 보고 돌아오는 길, 신발가게에 들른다. 영어도 잘하고 장사도 잘하는 주인아저씨는 신발도 잘 만든다. 동행이 가죽 조리를 맞춘다. 발을 공책에 대고 그려서 사이즈를 적어 놓고 진열된 신발 중에서 디자인을 정하면 내일 낮 1시까지 만들어 준다고 한다. 말 그대로 핸드메이드다. 하이데라바드에서 왔다는 부유해 보이는 일가족은 모두 신발을 맞추는 중이다. 수완이 좋은 아저씨 덕분인지 장사가 아주 잘 된다. 나라가 크고 쓰는 말이 다르니 같은 인도사람인데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인도에서 영어가 공용어라는 의미가 이해가 된다.

남인도는 워낙 더운 지역이라 이렇게 한겨울이 우리나라의 한여름 같다. 유적이나 관광지가 많은 북인도와는 어떻게 다를지 기대가 된다. 추위를 잘 타는 나는 1월에 만나는 무더위가 좋다.

정리=강문규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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