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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발효식품의 대가’ 진중현 대상연구소 식품연구실장]“우리몸엔 전통 발효식품이 잘 맞죠”
홍초·카레여왕등 혁신적 제품개발
슬로푸드 접목 건강식품 만들겠다


발효식품이라고 칭하는 거의 모든 식품을 개발해 본 사람이 있다. 진중현(48·사진) 대상중앙연구소 식품연구실 실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부산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파스퇴르유업과 보해양조를 거쳐 1999년 대상식품개발실에 입사했다. 발효유와 술에 이어 김치, 장류, 식초, 젓갈 등 미생물을 갖고 부가가치가 있는 유용한 식품을 개발하는데 20년 넘게 일해왔다. 홍초, 자연조미료 맛선생, 쌀로 만든 카레여왕, 굴소스, 고구마츄, 업소용 조미료 진국다시 등이 그가 만든 대표작이다.

그는 식물이나 동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 좋아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했다. 미생물학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미생물의 발효에 의해 만들어지는 식품 개발 쪽으로 진로를 잡는 계기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그는 ‘홍초’라고 답한다. 지난 2005년 출시된 홍초는 몸에 좋은 식초를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한국의 음용식초 시장을 연 제품이다.

“과장때 연구소에서 한달에 한번씩 아이디어를 발표해 상을 주곤 했죠. 그때 낸 아이디어가 아침에 마시는 식초였는데, 당시에는 상품화가 안됐어요. 당시 대상 회장님이 제주도에서 자색고구마를 보내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하셨고, 마시는 식초와 연결해서 나온 제품이 홍초였어요.”

홍초에 이어 제품적으로 성공한 것으로는 카레여왕과 진국다시, 고구마츄 등을 꼽았다.

“2008년에 동남아시아와 일본, 국내의 유명한 카레전문점에서 6개월간 카레를 다 먹어봤어요. 당시 일본 여행객들이 일본의 하우스카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일본식 카레인 브라운색 카레를 만들기로 했죠. 기존 카레가 우지함량이 6~7%에 불과한데, 브라운색카레는 지방이 30%나 되죠. 일반 패널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4번째 돼서야 맛을 인정받았죠.”

카레여왕 개발 이후, 대상에서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몰입하는 장소가 생겨났다. 삼성의 거북선센터를 벤치마킹한 창혜원이 탄생했다. 이 밖에 고추장을 만들 때 종균을 수입하지 않고 미생물을 발효시켜 균을 자체 개발해 내놓은 것도 그의 작품이다. 일본의 한 전시회에서 착안해 지난해 출시한 고구마츄도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발효식품의 대가’는 어떤 평소 어떤 식품을 즐겨먹을까.

“홍초와 낫또 청국장환을 즐겨 먹지요. 발효식품이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다고 봅니다.”

그는 올해는 냉장제품인데 3개월쯤 유통기한을 유지하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덴마크나 노르웨이, 스웨덴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상은 100억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꽤 오랫동안 냉장보관을 하는데, 집에서 방금 만든 맛을 내는 식품이죠. 독신들이 점점 많아지고 요리할 사람도 없고, 공간도 없어지고 있잖아요. 식습관은 패스트푸드식이 요구되는데, 슬로푸드 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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