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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중계ㆍ목동 새학기 시작했는데도…“전세든 매매든 집 구해요”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요새 위장전입하면 다 걸린대요. 여기서 살 집을 구하는 것부터 서둘러 해결하라고 주변에서 다들 말하더라고요. 중계동에서 애 학교 보내기 쉽지 않네요.”

24일 오후 각종 학원이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의 한 중개업소에서 마주친 이모(39ㆍ여) 씨의 이야기다. 의정부에 살고 있는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서울로 전학시키고 싶다고 했다. 중계동에 학교와 학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마땅한 전셋집 찾기가 힘들어서 매매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많은 중계동과 목동에서 3월에도 거래가 그치질 않고 있다. 특히 전세 매물이 종적을 감춘 터라 매매가 더 활발한 모습이다.
각종 단과학원과 보습학원이 밀집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24일 찾은 이곳 중개업소들은 3월 들어서도 거래가 끊이질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보통 이들 지역에선 12~2월, 7~8월이 성수기로 통한다. 개학이나 중ㆍ고등학교 배정이 시작하기 전에 터를 잡기 위해서다. 이 시기 이후엔 수요세가 뚝 떨어지는 ‘거래절벽’이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꽃샘추위마저 끝나가는 3월에도 집을 찾는 사람들이 중개업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하나같이 “학기 중이라고 수요가 싹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은행사거리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중계청구3차.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중ㆍ고등학교 배정이 쉬운 까닭에 대기수요가 많은 단지다. 이곳 부동산월드공인 김유민 대표는 “매수세가 3월 되기 전엔 멈추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진작 집을 찾았어야 할 수요자들이 아직까지 움직이고 있다”며 “3월 들어서도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780가구 규모의 이 단지에서 지금 전세로 나온 매물은 단 한 건도 없다.

3월에 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진작 이사를 희망했으나 아직까지 집을 못찾은 사람들이다. 그게 아니면 남보다 한발 앞서서 집을 구하려는 학부모들. 주소지만 한때 살짝 옮겨두고 통학을 시키는 소위 ‘위장전입’이 빈번했지만 옛날 말이 됐다. 그래서 더 필사적이다.

중계주공5단지 인근 P공인 대표는 “위장전입이 워낙 심하다보니 이제는 교육청이 용역을 고용해서 2인 1조로 돌아다니며 등록된 주소와 실 거주지가 맞는지 실사한다”며 “이 지역에서 학교를 보내고 싶다면 이사오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이 중개업소는 3월에만 총 20건의 거래를 중개했다. 1~2월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교육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목동의 상황도 비슷하다. 보통 새학기 들어서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물이 적체되고 결국엔 가격도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매물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말부터 올랐던 가격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서 거래가 조금 더 많다”며 “특히 목동신시가지아파트 37평(전용 122㎡) 아래 면적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중계동과 목동의 손님들에게 월세는 고려의 대상이 못된다. 소형평수가 적고 중대형 면적 아파트가 집중된 곳이라 월세비 부담이 크다는 게 가장 주된 이유다.

노원 크로바공인 관계자는 “가뜩이나 다달이 나가는 학원비 지출이 많은데 월세까지 내면서 생활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월세로 사는 세입자들이 전세로 바꿔달라는 문의는 많이 하지만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 집주인들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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