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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최준민]황금박쥐를 닮은 ‘아리랑위성 5호’
우리나라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에 즈음하여 60년대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1968년 9월부터 TBC에서 ‘황금박쥐’라는 만화영화를 매주 1회 방영했다. 이 시간이 되면 TV가 있는 집은 동네 아이들로 꽉 차고, 골목마다 만화주제가 합창소리가 높았다.

여기까지 공감하시는 독자는 연령이 좀 되시는 분들일 것이다. 이 만화는 1967년에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지만 한국 만화가들의 100% 하청작업으로 완성된 것이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는 이 만화의 주인공은 해골 얼굴에 황금색의 몸을 가지고 있어 황금박쥐로 불렸다.

그런데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인공위성도 황금색 옷을 입고 있다. 정확하게는 온도 조절용 단열재(‘폴리이미드’라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여러 층의 얇은 막으로 구성됨)인데 가끔 이 단열재가 진짜 금인지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다.

사실 성능 좋은 인공위성의 단위 무게당 가격이 순금의 2~6배 정도니, 그렇게 질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쥐는 한자로 인데 행운의 福과 발음이 같아 다산과 복의 상징으로써 배게, 장롱 손잡이, 기와, 백자, 노리개 등의 문향으로 애용된다. 과학자들이 초음파를 이용한 박쥐의 물체 인식 메카니즘을 알아내는데는 약150년이 걸렸다. 박쥐는 초음파의 반향을 3차원적으로 인식하며 0.3㎜ 간격의 물체들을 구별 할 수 있는 해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박쥐와 유사한 방법으로 우주에서 지상의 영상을 획득하는 인공위성이 있다. 바로 2013년 8월에 발사한 아리랑위성5호이다. 아리랑위성5호는 고도 550㎞에서 해상도 1m의 영상을 제공한다. 박쥐보다도 아리랑위성5호의 해상도가 10여배 좋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둘의 차이점이라면 박쥐가 초음파를 사용하는데 반하여 우주는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전파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눈이나 광학 카메라는 태양이나 인공조명으로 부터 방사된 빛이 물체에 반사한 가시광선을 인식하도록 되어 있는데 반하여 아리랑위성5호는 전파를 목표에 순차적으로 발사하고 반사파의 미세한 시간차를 이용해 지상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영상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이 영상레이더의 최대 장점은 태양광이 없는 야간이나 악천후 기상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상정보를 획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학 카메라를 탑재한 아리랑위성2호나 3호가 제공하는 영상은 구름에 의해 가려진 면적이 전체 영상의 10% 이하일 경우에 유효영상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장마철과 흐린 날을 빼면 유효 광학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은 35% 정도이다.

박쥐는 먹이를 탐색하는 모드, 추적하는 모드, 정밀 추적하는 모드 등 세분화된 모드가 있는데, 일상적인 비행을 할 때는 초당 10회 정도의 펄스를 내고 곤충과 같은 먹이를 찾거나 장애물을 피할 때는 그 빈도가 올라가다 최종 목표물에 접근하면 빈도가 초당 200회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또한 박쥐는 초음파로 물체의 크기, 거리, 방향뿐만 아니라 질감까지 인식한다고 한다.

아리랑위성5호도 임무 목적에 따라 해상도를 20m로 낮추면 관측폭 100㎞로, 해상도가 3m이면 관측폭 20㎞로, 그리고 해상도가 1m이면 관측폭 5㎞로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쥐와 같이 표면의 물질에 대한 정보도 알아낼 수 있다.

오늘도 우리 연구진들은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해상도, 정보분석 능력, 영상획득 시간 등 모든 면에서 아리랑위성5호를 훨씬 능가 하는 아리랑위성6호의 2019년 발사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린 시절 황금박쥐 를 꿈꾸던 설레는 마음으로 한층 진화된 우리의 황금박쥐가 우주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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