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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20명, 보이스피싱에 낚이다…개인정보유출 후폭풍 현실화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하루평균 20여 명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서민들 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까지 보이스피싱의 대상이 되면서 사기 방식도 더 악랄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사건 두 건 중 한 건은 범인 검거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7635 건으로, 총 97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범인이 붙잡힌 사례는 4183 건이다. 

지난 2010년 5455건에 비해 피해건수는 5년 새 40% 가까이 급증한 반면, 검거율은 5년전 81%에서 작년 54%로 뚝 떨어졌다.

보이스피싱 건수가 늘어나면서 사기 방식도 악랄해졌다. 유명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조선족이 전화해 ‘많이... 당황하셨죠..?”라고 물어보는 방식의 보이스피싱은 확 줄었다.

처음 보이스피싱이 발생한 2006년에는 주로 수사기관을 사칭한 단순 피싱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생활이 어려운 서민에게 대출을 빙자해 돈을 요구하거나 “대포통장을 개설해주면 고액의 수고비를 보장하겠다”며 청년 실업자를 범죄에 가담케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가해자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한 30대 자매가 아예 아파트를 임대해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콜센터를 운영하다 구속되는 일도 발생하는 등 총책 조직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하부조직이 만들어져 운영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피해자가 양산되고 범죄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범인을 색출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보이스피싱 검거건수는 4183 건으로 전체의 54%밖에 되지 않았다. 보이스피싱 범죄 검거율이 절반수준에 불과한 것.

2012년까지 80% 이상의 높은 검거율을 보였던 보이스피싱은 지난 해 50%로 떨어진 후 절반 수준의 검거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소재하거나 해외에 근거지를 둔 총책의 경우 신분을 거의 노출하지 않고 여러 겹의 피라미드로 활동하고 있어 국제공조수사로도 색출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개인정보 유출 기업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2008년 옥션 등의 기업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 보이스피싱 자체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해커는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중심으로 결혼기념일이나 성별 등 피해자의 신상을 파악해 접근할 수 있또록 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이 보이스피싱 범죄 급증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 수사기관은 자체적 노력과 함께 금융기관의 확인절차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 일선 경찰은 “예방조치를 위해서 금융기관에서 무분별한 통장 발급을 자제하고, 퀵서비스 업체들이 대포폰이나 카드배달을 할 때 감시가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근절에 성과를 거둔 대만이나 일본 등에서 수사기법을 배워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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