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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박자’ 수학교육 정책…수업은 쉬워지고, 수능은 어려워진다?
‘계산기 사용’ 수학교육 계획 이틀뒤 ‘수학 난이도↑ 예산’ 수능 개선안 나와

초ㆍ중 때 ‘쉬운 수학’ 공부 학생, 고교 진학해 어려운 ‘수능 수학’ 가능 의문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교육당국이 수학과 관련, 최근 1주일 새 엇박자 정책을 내놓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을 통해 수학을 쉽게 가르치겠다고 했지만, 이어 나온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안 시안에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시사된 영역도 바로 수학이었다.

수학교육 정책이 유기적 연결이 없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헤럴드경제DB사진]

20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과 수능 개선안은 특히 수학 교육의 난이도 부분에 있어 상이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일선 교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쳐야 할지, 학생들도 쉼게 공부하다 어려운 수능 수학을 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5일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학습량과 난이도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정답이나 결과 대신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고 불필요한 계산에서 벗어나도록 수업 시간에 계산기 활용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내용울 담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수능개선위원회는 수능 개선안을 통해 난이도 안정화를 통해 적절한 변별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석수 교육부 대학정책실장도 “만점자가 많이 나와 실수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영역은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 비율이 4.3%에 달해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됐던 수학 B형 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종합계획’이 올해부터 5년간 진행된다는 데 있다. 당장 문제 풀이 위주에서 벗어나 서술ㆍ논술형 평가, 관찰 평가(평소 수업에서 학생의 성취도 등을 평가하는 방식) 등으로 새롭게 바뀐다고 하지만, 쉬운 수학으로 배운 초ㆍ중학생이 어려운 수능에 대비한 어려운 고교 수학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고교에서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되는 수학의 특성 상 이 같은 수업ㆍ평가 방식이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서울 지역 공립고의 한 수학 교사는 “수업은 수업대로 하지만, 수능을 대비한 수업도 따로 할 수 밖에 없다”며 “고교 수학수업에 정착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업 중 계산기 사용’에 대해서도 이 교사는 “아직은 추진 중인 정책이지만, 현재 수능에 계산기나 계산기 달린 시계, 스마트폰의 사용이 금지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헷갈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실용 중심, 스토리텔링 위주 수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수능에서 간간히 실생활과 연계를 하고 있지만 많이 미흡하다”며 “교사 역량 강화, 수업 프로그램 개선 등 일선 학교에 대한 지원 없이는 이 같은 문제가 수능에 나와도 대비는 사교육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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