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끼 식품 열풍] “달걀 딱 하나만 주세요!”…한층 거세진 ‘한끼 제품’ 바람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나에겐 달걀 3개도 많다. 딱 하나만 필요해.’

달걀 1개, 양파 4분의1 조각 등 ‘한끼 식품’이 유통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끼 식품 인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 1인가구 증가와 알뜰 소비 바람에 힘입어 거침없는 판매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예 매출 주력군으로 떠오른 흐름마저 보인다.

실제 롯데슈퍼가 최소 5개씩 묶어 팔던 달걀을 낱개로 판매한지 1개월 만에 판매량은 3800개에서 7500개로 두배나 뛰었다. 


16일 롯데슈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처음 출시한 ‘달걀 하나’ 제품은 올 1월 2600개, 2월에는 4500개나 팔렸다. ‘달걀 하나’의 가격은 390원, 달걀 3개를 함께 사면 낱개 보다 15% 가량 저렴한 990원이다. 하지만 3개 짜리는 1월 1200개, 2월에는 3000개가 팔렸다. 조금 비싸더라도 달걀 하나만 필요한 소비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1ㆍ2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포장 상품 중에서도 딱 한끼에 다 먹을 수 있는 이른바 ‘한끼 식품’은 이처럼 유통가를 강타하고 있다. 롯데슈퍼 뿐만 아니라 다른 슈퍼에서도 이런 흐름을 감안, 한끼 식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22.8%에 불과했던 1ㆍ2인가구 비율은 2000년 34.6%에 이어 2010년에는 48.2%로 높아졌다. 올해는 50.5%로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며, 2025년과 2035년에는 각각 62.5%와 68.3%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를 감안, 롯데슈퍼는 지난 2013년 말부터 PB(자체 브랜드ㆍPrivate Brand)로 ‘하루 한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감자 2개, 생강 3조각, 깐 마늘 10개, 대파 2줄, 양배추 8분의1 쪽, 무 3분의1 개 등으로 가격은 대부분 990원 균일가다. 2013년 20가지로 출시된 ‘한끼 식품’은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도 꾸준히 인기를 모아 올해 58가지로 늘어났다. 종류도 야채(41가지), 수산(10가지), 과일(3가지), 냉장 및 냉동식품 등으로 다양해졌다.

지난달 샐러드용으로 삶아서 깐 달걀 2개와 메추리알 7개 제품이 나온데 이어, 이달 말에는 소량의 야채를 씻고 다듬어 바로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12종도 새롭게 출시된다.

롯데슈퍼의 한끼 제품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25억원. 올 들어서는 월 매출이 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롯데슈퍼의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2조4500억원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끼제품의 매출 비중은 2013년 1월 0.28%에서 올 2월에는 1.11%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끼 식품의 판매 가격이 대부분 990원인 점을 감안하면, 1% 비중은 결코 낮지 않은 수치로 보인다.

이 같은 한끼 식품의 인기는 고령인구 증가와 결혼 기피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편리성과 함께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으로까지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슈퍼가 팔고 있는 한끼 식품.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박주영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회장은 “이는 한국의 소비트렌드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젊은 사람들의 결혼 기피, 여성의 경제적 자립 향상, 1인가구 증가 등으로 딱 필요한 만큼의 소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재홍 영남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1인 가구의 유형은 크게 30살 전후의 미혼층과 70대 고령층으로 구분되는데, 최근에는 50대 은퇴 후 이혼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50대와 70대 이상 고령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에는 편리성과 함께 건강식을 고려한 1인 타깃 제품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