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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 폭등‘송파’…전월세전환율은 최저
1월 4.6%…자치구 중 가장낮아
“84㎡ 전셋값 7억까지 상승에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 증가 탓”


“여기가 강남 코앞이에요. 조금 무리해서 이쪽으로 들어와 사는 중산층이 많죠. 전셋값이 엄청 올랐지만 집주인들도 일방적으로 월세까지 올릴 순 없잖아요. 그 사람들도 생각해 줘야죠.”(잠실동 C공인 대표)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각 자치구별로 따지면, 송파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이 실거래정보를 바탕으로 산출한 전월세전환율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의 1월 전월세전환율은 4.6%로 유일하게 5.0%를 밑돌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저치다.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부터 줄곧 목록 가장 아래쪽을 지키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에 매물을 소개하는 종이가 붙어있다.

2007년 초부터 2008년 사이 잠실동과 신천동에서 새로 등장한 아파트는 2만5000여 가구에 달한다. 잠실주공1~4단지를 재건축한 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레이크팰리스(2678가구)를 비롯해 잠실시영을 재건축한 파크리오(6864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엔 전월세 물량이 쏟아졌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사무실 창문마다 전ㆍ월세 매물 정보 종이로 도배를 해놓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이들 단지의 전셋값은 그야말로 치솟았다.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가구수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갓 입주를 시작한 2008년 가을엔 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2년 뒤엔 4억원으로 오르더니, 지난해 말에는 6억5000만~7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KB국민은행 통계도 이런 추세를 증명한다.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는 2009년 1월에서 올해 1월 사이에 무려 85.47%나 뛰었다. 서울 전체 평균(57.02%)은 물론 강남구(58.11%)와 서초구(75.05%)를 크게 웃돈다.

엘스 인근 한솔공인 김한식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 3번 전세 재계약 시즌을 거치면서 전셋값은 크게 올랐지만 월세 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며 “84㎡짜리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매달 190만원을 내는데 2년 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설명대로라면, 현재 전셋값을 7억원으로 잡고 전월세전환율(연간 임대료/(전세금-월세보증금)x100)을 따져보면 3.8%가 나온다. 2년 전 전세가격 5억원으로 다시 계산하면 5.7%다. 결국 그동안 크게 오른 전세가격이 송파구의 평균 전월세전환율을 낮춘 주요인이었다는 얘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지나치게 높게 올라간 전세금에 부담을 느낀 기존 세입자들이 불가피하게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다보니 높지 않은 수준에서 월세 가격이 조정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역에선 이미 지난 2010년부터 반전세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전셋값 상승률을 도저히 따라갈 여력이 안되는 세입자들이 월세를 조금 부담해서라도 보증금을 낮추려 했기 때문이다. 전셋값을 못이겨 잠실에서 이탈하는 세입자보다는 어떻게든 버티는 사람들이 더 많은 분위기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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