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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도 몸집 줄이기? 1인 게임 개발자 시대 도래
- 게임당 3~4천만원 매출 연간 2종 게임 발매 
- 1인 개발자간 상호 협력구도 '대세론' 점화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모바일게임 업계는 스타트업 신드롬에 휩싸였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처음 열리면서 생소한 분야에 일찍 뛰어든 소규모 창업 회사들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것이 계기였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상장까지 일궈내는 모습을 본 기업들이 줄지어 기업을 세우고 모바일게임 개발을 선언했다. 적은 자본으로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기업들이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초기에 '대박'을 거머쥔 몇몇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디찬 현실을 견뎌야 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스타트업의 기적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회사들은 타 회사에 스카웃됐고 근근히 외주 작업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다가 간판을 내리는 회사들이 부지기수였다.
특히 2014년 말부터는 유명 퍼블리셔들이 이른바 '블록버스터급 RPG'타이틀을 추구하면서 최소 개발팀 10 ~ 15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시장이 돼버렸다. 퍼블리셔에 의존해야 하는 시장 특성상 기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와버린 셈이다.
이 같은 고민이 계속되자 스타트업 기업들 역시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리고 이 점을 깔끔하게 해결해 버린 이들이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구글 플레이 유료 마켓을 휩쓸어 담은 1인 개발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2014년 또 다른 트렌드 중 하나는 1인 개발자들의 대두다. 이들은 국내 유료 마켓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쏠쏠한 수익을 거두면서 차세대 개발사들로 각광을 받는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이름을 알린 '스타 개발자'들은 일제히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기업으로서 형태를 갖추기까지 했다.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NHN 등 대기업들이 이들에게 개발 공간을 내준다거나, 직접적인 투자를 해 나가면서 1인 개발기업들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초기 실험을 거친 1인 개발자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연봉 1억 개발자 '꿈이 아니다'
1인 개발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게임을 실패했다 할지라도 자신의 임금과 개발자 등록 비용 정도가 떠 안는 리스크다. 한 작품을 개발하는데 평균 3~4개월이 소요되므로 게임을 론칭한 뒤 1~2천만원 수익을 거둔다면 나쁘지 않은 성과라 할 만하다.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평균 1천원에 판매되는 1인 개발자 게임들이 평균 5천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여기에 각 타이틀별 광고 수익과 결제 수익이 약 5:5 정도로 5천다운로드를 기록할 경우 개발자는 1~2천만원 이상 수익을 얻는다. 해외 진출, 애플앱스토어, 네이버 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 따라 추가로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적은 리스크, 가능성 '공존'

무엇보다도 이들의 위력은 과거 게임사에서 근무한 경력에서 출발한다. 알고지내던 지인들에게 출시 소식을 알리는 것으로도 수십에서 수백 다운로드를 기본으로 획득할 수 있고 각종 커뮤니티에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1~2천 다운로드를 거둬들이면서 출발한다. 이 외에도 국내외 크라우드 펀딩, 벤처기업 투자자금 등을 고려하면 1인 개발사로서는 소위 '먹고 살 만한'돈이 마련되면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다.
A팀을 운영하는 B씨는 '실업 급여'로 이 부분을 충당해 냈다. 회사에서 퇴사한 후 고향에서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게임을 개발하면서 초기 리스크를 줄였다. 혹여 실패했다 하더라도 타 기업에 재입사를 하는 것으로 초반 전략을 잡고 개발을 시작한 케이스다.
B씨는 "꽤 오래 전부터 줄곧 1인 게임 개발사를 해 보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공교롭게도 과거 '망상'이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실전에서 크게 도움이 되면서 착실한 준비를 거친 것처럼 돼버린 점이 행운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부족한 개발력은 외주로 충당
C게임을 개발한 D씨는 개발과정에서 알고 지내던 개발자들과 협업을 한 케이스다. 프로그래머 출신인 탓에 그래픽과 기획 능력이 부족한 점을 커버하기 위해 기존에 함께 일했던 이들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게임을 완성해냈다.
D씨는 "게임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것 만으로도 각자 아이디어 들이 튀어 나오고 도움을 주려는 손길들이 많아 1인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지 않나 싶다"며 "동료들과 밥 한끼,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면서 프로그램을 손봐주는 대신 그래픽 리소스를 받는 품앗이 형식으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비용이 거의 안드는 '외주'를 할 수 있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뿐만아니라 외부 오픈 소스 창고에서 소스를 염가에 구매해 게임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린 E씨의 이야기는 공공연한 공식처럼 되기도 했다.

 

   
1등이 아닌 30등도 살아남는다

부산에 위치한 E사는 소규모 개발자들이 한데 뭉쳐 게임을 개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체 회사원은 10명인데 이 회사가 개발중인 게임만 3~4개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 연간 10종에 달하는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각자 회의 과정을 거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수익을 충당한다. 회사는 각 개발자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유지한다. 덕분에 회사는 알짜배기 회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F씨는 "소규모로 게임을 개발하고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어 내면 '밥벌어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는 매출'이 나온다"며 "다들 모여서 수십억씩 벌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1등이나 탑10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20~30위권 혹은 그 이하를 노리더라도 충분히 매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에 적합할 만한 게임을 소규모 개발팀으로 개발해 나가면 기업을 운영할 만한 자금이 나온다는 것이 그이 설명이다.

 

   
새롭지 않으면 실패

물론 성공한 1인개발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여지는 것 외에도 더 많은 개발자들이 변변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다시 개발사로 들어간 케이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성공한 모습만 알려진 개발자들도 이미 인디게임을 여러분 출시하면서 실패한 경험을 강연하기도 했다.
G씨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게임 위주로 출시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회상한다. 그는 "당시 트렌드인 퍼즐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는데 다운로드가 10개쯤 나왔다"라며 "따지고 보면 퍼즐게임을 개발하면 경쟁사가 S사라는 점인데 내가 개발한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리가 없었던 게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장르의 팬층이 존재하지만 좀처럼 신작이 없거나 한글화 되는 타이틀이 없는 분야를 위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내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을 모아 그들이 원하는 게임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향후 전략을 밝혔다.

 

   
'1인 개발자 열풍' 가능성 있을까

2015년 1인 개발자들의 활동은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1인 개발자들의 주요 활동처인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모임 '인디라'는 회원수가 4천명을 넘어간다. 하루에도 2~3종씩 신작들이 업데이트 되고, 개발중인 소식을 전하는 게시글들은 그 보다 2배가량 많다.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스팀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는 등 1인 개발자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가능성을 입증받은 '도톰치게임즈'나, 국내는 물론 일본 앱스토어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프 스튜디오' 등 분야 선두주자들을 향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지에서 마니아들이 조금씩 모여들면서 유저풀이 점차 형성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관련 전문가들은 소위 '스타'1인 개발자들이 차기작을 내는 올해 하반기경부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한 게임전문가는 "기성 게임들이 풀지 못한 숙제들을 1인 개발자들이 해결해 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역으로 주목받게 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용사는 진행중2'나 '포춘시리즈'와 같은 타이틀은 출시 이후 1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타이틀들이 즐비하다"며 "올해 하반기 부터는 이른바 '1인개발자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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