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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부동산으로 부유층 해외자산은닉…불법과 부패의 영국 고급주택시장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 고급 주택시장이 일부 부유층들의 자산은닉을 위한 수단, 조세회피 혹은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억만장자 무크타르 아블랴조프(51)에 대한 영국 고등법원의 자산 동결 명령을 통해 영국 부동산이 부유층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블랴조프는 BTA은행으로부터 60억 달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반대로 그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런던으로 도피해온 그는 런던 햄스테드에 방 7개, 50제곱피트 규모의 연회장, 지하 수영장, 10인용 터키식 욕조를 갖춘 고급 주택 ‘칼튼하우스’를 소유하고 있었고, 법원은 BTA은행에 돈을 갚도록 그의 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이같이 판단한 것은 그가 자신의 신원을 숨긴 외국 회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 집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블랴조프는 이 집이 그의 처남의 집이며 2009년 가족들이 영국에 이주하면서 빌린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신탁회사나 외국계 회사를 통해 영국 내 고급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부유층들 사이에서 사생활을 보호하고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방법은 사법당국이나 법원이 합법적인 매입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영국 범죄수사국(NCA)에 따르면 돈세탁을 통해 수천억 파운드의 자금이 은밀히 형성되며, 영국 부동산 시장 폭등하면서 매력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널드 툰 NCA 경제범죄국장은 “돈세탁이 부동산 시장에서 만연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또 영국국세청(HMRC) 자료에서 지난해 기업이 고급주택을 소유하며 새롭게 징수된 세금은 1억 파운드에 달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보다 5배 많은 수준이다. 만약 부동산이 100만 파운드 이상이고 임대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은 소유주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매년 14만3750 파운드를 지출해야 한다. 개인이 내야할 세금을 회사가 대신 지불하는 것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부동산 중개업체인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80%의 세금이 런던 최고가 주택들이 밀집한 웨스트민스터와 켄싱턴, 첼시 지역에서 나왔고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해까지 100만 파운드 이상 세금이 징수된 주택매매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었다. NCA는 이들 부동산 거래를 중심으로 돈세탁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을 소유한 기업들로 하여금 원소유주를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급 주택 매입자들은 인지세를 피하기 위해 직접 부동산을 구매하기보다 부동산을 소유한 지주회사를 매입하는 형태로 주택을 소유한다. 이로써 명의는 변경되지 않는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알 사디 카다피 역시 이같은 방법으로 햄스테드에 1000만 파운드 상당의 주택을 구입했다. 그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캐스피타나해양이란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리비아 국영펀드를 해외로 반출했다. 2012년 영국 법원은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구매됐다”고 판결을 내리며 다시 리비아에 지급했다.

이같은 의혹을 받는 런던 부동산은 총 1만2500곳에 달한다. 액수로는 485억 파운드로 이들은 2012~2014년 외국계 회사에 팔린 것들이다.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나왔다. 아블랴조프가 살고있는 칼튼하우스를 매입한 마운트부동산도 버진아일랜드에 있다. 또 마운트부동산은 마셜군도에 있는 메가부동산이 소유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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