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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 ‘슈퍼리치맘’이 ‘슈퍼맘’이 되려면...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고백 먼저 하고 갈까요? 저는 일하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아프면 다른 부원들보다 먼저 퇴근해 병원에도 가고, 유치원 발표회나 졸업식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도 있습니다. 처음 아이를 낳고 복직했을 땐, 회사 일에 100% 전념할 수 없는 ‘비상사태’가 생길 때마다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갑작스레 아이가 입원했는데 이 상황이 처음이다보니, 다음날 기사를 마감하겠다고 노트북을 챙겨온 적도 있습니다. 제 보고(?)를 들은 부장이 “마감은 걱정마라”고 답하자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엉엉 운 적도 있습니다. 그 시간들이 지나고 첫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지난주 헤럴드경제 슈퍼리치섹션에서 다룬 주제는 이 시대 슈퍼리치맘이었습니다. 이 주제는 참 어려웠습니다. 엄마가 된 지 8년, 아직도 아이를 키우는 하루하루는 연습이 없는 새로운 과제의 나날들입니다.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일까요. 슈퍼맘이란 용어를 특정인물에게 붙이기가 두려웠습니다. 


슈퍼맘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엄마이다보니, 자산규모가 일터에서 성공을 가르는 기준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돈이 많은 엄마가 슈퍼맘은 아닐 것입니다. 국내 슈퍼리치맘 가운데 월급쟁이로 차근차근 올라온 이들은 많지는 않습니다. 본지 기사 보도 후 댓글 등 반응들도 ‘부잣집에서 육아도우미를 쓸 것’이라는 사실을 적시하곤 했습니다. 월급쟁이 엄마와 가사도우미에 육아도우미까지 두루 갖춘 슈퍼리치맘은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슈퍼리치맘의 경력 관리도 일반 슈퍼맘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결혼 8년만에 첫 아이를 낳고 사흘만에 출근했습니다. 해외도 다를 바 없습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도 출산 휴가를 다 채우지 않고 출근했다고 합니다. 아마 최고경영진에 포함된 소수의 여성 리더로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점점 여성의 영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호텔ㆍ명품ㆍ패션ㆍ광고ㆍ화장품 등 여성 특유의 감성과 직관을 뽐낼 수 있는 소프트 파워 산업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감각적 제품과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낼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3040 세대의 여성 인력 가운데 ‘사회적 역할을 하는 구성원 교육’을 받지 않은 이는 드뭅니다. 전업맘도 직장맘도 개인의 선택이지만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시대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직장맘의 멘토가 된 ‘린 인(Lean in)’의 저자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리더의 자리에 오르는 여성이 늘어나서 여성의 필요와 관심사를 강력히 주장할 수록 세계 모든 여성이 놓여있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자 그럼 일과 가정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여성 인력이 일터에서 행복하게 일하고 남성 인력도 가사노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직장에서의 근무 시스템은 어떠한 것이 바뀌어야할까요.

이점이 바로 한국 사회의 최고 경영진에 자리한 슈퍼리치맘들이 진정한 이 시대 ‘여성 리더’가 되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할 부분들입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은 되고 있지만 슈퍼리치맘들이 몸답고 있는 조직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슈퍼맘들이 진정 맘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이상적 답일 것입니다.

힌트가 될 만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셰릴 샌드버그가 구글에서 임원으로 일할 때였습니다. 주자창이 협소해 그녀가 임신한 몸으로 멀리 차를 대고 걸어오는 것이 너무 힘들어 창업자였던 세르게이 브린에게 하소연하자 바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임신부를 위한 주차장이 마련됐다고 합니다. 작지만 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것라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이 시대의 슈퍼맘들을 위한 고민들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슈퍼리치맘’이 진정한 ‘슈퍼맘’으로 불릴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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