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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문재인號 제1야당,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야
새정치민주연합 새 대표에 문재인 의원이 선출됐다. “친노 패권주의가 당을 망하게 한다”, “당권ㆍ대권은 분리돼야 한다“며 박지원 후보가 턱밑까지 쫓아왔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은 결국 문 의원을 선택했다. 친노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부담 보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다음 대선에서 희망을 걸 수 있는 강력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1469만표(득표율 48.02%)를 얻어 역대 대선 낙선자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2년여가 흐른 지금도 여야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 의원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 2017년 정권교체의 꿈을 달성해 보자는 여망이 표심에 투영됐다.

문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낸다면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외쳤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야당 지도자들의 제1 덕목은 투쟁성과 선명성이었다. ‘민주 대 반 민주’, ‘독재 대 반 독재’ 구도하에서는 선명한 투쟁이 야당다움을 상징했다. 그러나 오늘날 야당의 의미는 ‘반대자’ 보다는 ‘대안적 세력’에 무게가 실린다. ‘증세 없는 복지’ 논란에서 보듯 요즘 우리 사회의 관심은 고용·주거·교육·은퇴 이후의 삶 등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돼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 미래 성장 동력과 관련된 사안도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저성장, 세계화 시대에 어느 것 하나 쉽게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그런 만큼 유권자들의 관심은 어느 정치 세력이 이러한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역량과 대안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데 놓여 있다. 야당이라고 해도 반대나 투쟁, 혹은 공허한 구호나 무책임한 공약으로는 결코 집권할 수 없는 것이다. 1992년 클린턴의 미국 민주당, 97년 블레어의 영국 노동당. 98년 슈뢰더의 독일 사민당, 2006년 스웨덴 보수당은 모두 이념 보다는 민생과 경제에서 유능한 중도ㆍ실용 노선을 표방하며 집권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문 대표가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수락 일성으로 밝혔지만 그가 받아든 과제는 박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 비노와의 소통, 통합ㆍ탕평의 인사를 해내느냐 여부에 당의 존망이 달려있다. 당장 4ㆍ29 재보선이 시험대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을 막장으로 이끈 근인인 계파갈등을 치유하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룰을 확립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여야 합의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 후보 선출 방식)를 법제화하는 성과로 이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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