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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20년 앞선 ‘도시노후화’ 일본서 배우다
-안전ㆍ재생 분야 교류협력 강화 성과


[헤럴드경제(도쿄ㆍ사이타마)=최진성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올해 첫 해외출장인 일본 순방이 지난 6일 5박6일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도시노후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서울에 적합한 처방을 내놓겠다는 게 이번 출장의 목적이었다.

올해 첫 해외출장이라는 점에서 박 시장의 일본 방문은 많은 의미를 담는다. 특히 냉각기인 한ㆍ일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출장은 시기적으로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었다. 박 시장 스스로도 “와세다대학교 강연을 준비하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고심했다”고 얘기할 정도다.

하지만 정치적 리스크까지 감수하면서 일본 출장을 감행한 것은 역설적으로 도시노후화에 대한 박 시장의 선제적 대응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출장은 도시안전과 도시재생 분야에 교류협력을 강화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은 “도시간 교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계를 이어가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도쿄, 도로함몰 기술 교류=첫 방문지인 도쿄는 서울보다 도시노후화가 20년 이상 앞서 진행되고 있다. 도쿄도(都)는 도시 역사가 오래된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을 둘러보면서 일찌감치 도시노후화와 도시안전에 대한 선진 기술을 개발해왔다.

서울시는 한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도쿄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출장에서는 특히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함몰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한 게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도쿄도는 노후하수관 문제로 매년 1000건의 도로함몰이 발견되지만 선진 탐사기술 덕에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연간 도로함몰 건수는 681건에 달한다. 지난해 8월에는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 대규모 동공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마쓰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와 ‘도로함몰 대응업무 기술협력에 관한 행정합의서’를 교환하고 양 도시가 보유한 도로함몰 선진기술을 상호 조건없이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박 시장은 도로함몰 현장에서 “도쿄도는 도로함몰 주요 원인인 노후하수관 정비예산으로 연간 약 5000억원을 국비로 지원받는다”면서 정부와 국회에 예산 확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이타마-창동ㆍ상계 ‘도시재생’ 닮음골=도시재생은 노후화된 도시를 개발하는 새로운 트랜드다. 일본의 도시재생사업은 세계 톱(Top) 수준이다. 대표적인 곳이 2003년 개발된 사이타마현(縣) 신토신이다.

박 시장은 신토신에 조성된 17개 국가기관이 밀집한 정부합동청사와 복합문화공연장인 슈퍼아레나를 둘러본 뒤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지 프로젝트’를 전격 발표했다.

서울시는 창동ㆍ상계 지역에 1만5000석 규모의 슈퍼아레나를 짓고, 창업지원시설과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글로벌비즈니스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예비조사에서 한류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기획사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민자유치로 시설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사이타마현 신토신과 창동ㆍ상계 지역은 여러 면에서 닮았다. 사이타마현은 지리상 도쿄도 북쪽에 있고, 창동ㆍ상계 지역도 서울시 동북쪽에 위치해 있다. 또 철도 부지에 도시재생을 시도했다는 점도 창동ㆍ상계 지역과 닮았다.

다만 신토신의 경우 정부합동청사를 유치해 도쿄도 집중 현상을 해소하는데 성공했지만 도시 활력이 떨어진 면도 없지 않다. 슈퍼아레나에서 공연이 없는 날이면 집객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토신의 경우)정부합동청사로 인해 도시가 정체된 느낌이 든다”면서 “창동ㆍ상계 지역을 개발하면서 이 부분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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