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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달라이 라마와 첫 공개 대면…중국이 뿔났다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 대해 “좋은 벗”(good friend)이라고 평가했다고 미국의 주요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한 이래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와 세 차례 회동했으나 모두 비공개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개 석상에서 달라이 라마와 대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3000여 명이 참석한 기도회의 연설 모두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있던 달라이 라마를 ‘성하’(聖下·his Holiness)라고 지칭하면서 “좋은 벗을 특별하게 환대한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

그는 “달라이 라마는 말 그대로 자비를 실천하고 모든 이들이 인간의 자유와 존엄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게 영감을 준 강력한 본보기”라고 극찬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에 오바마 대통령과 청중을 향해 합장하고 절한 뒤 손가락으로 평화의 표시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두 손을 모으고 답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미셸 여사와 다른 연사, 정치·종교 지도자 등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았으며 달라이 라마는 연단 바로 앞에 배우 리처드 기어, 백악관 고문 밸러리 재럿 등과 함께 자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측근인 재럿을 달라이 라마와 동석하게 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아니겠냐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이 끝나고 나서 달라이 라마와 직접 대화하거나 접촉하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백악관은 달라이 라마가 사흘간 워싱턴DC에 체류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별도로 단독 회동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

버내딧 미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과 티베트의 고유한 종교·문화·언어 전통 보전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라며 “다만, 달라이 라마와의 공식 회동에 대해서는 발표할 게 없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가장 최근 회동했던 것은 지난해 2월 백악관에서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모여 티베트 깃발을 흔들면서 티베트의 자치와 독립을 촉구했고 길 건너편에서는 다른 50여 명이 달라이 라마의 독립운동에 반대하는 주장을 폈다.

오바마 행정부가 달라이 라마를 국가조찬기도회에 초청하자 이번에도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시짱(西藏·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민족 감정에 관련된 것으로, 그 어떤 국가나 정부도 시짱 문제를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가 그 어떤 형식으로든 달라이와 회견하는 것도 반대한다”며 “중국은 미국이 시짱 문제에 관한 약속을 준수하고 양국이 ‘대국’(大局)에서 출발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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